영화속건강 | 스타워즈 에피소드3 공화주의와 분리주의의 끝없는 우주전쟁 속에서, 공화파 제다이 기사인 아나킨(헤이든 크리스텐슨 분)은 의원 파드메(나탈리 포트만 분)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예지몽에서 파드메의 죽음을 본 아나킨은 시스의 군주 팰퍼타인이 제안한 어둠의 힘으로 이를 막아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설상가상 제다이 원로들은 그에게 ‘마스터’ 직위 수여를 거부하고 이 과정에서 아나킨과 스승 오비완(이완 맥그리거 분)의 갈등은 더 깊어간다. 결국 팰퍼타인과 손을 잡은 아나킨은 돌아올 수 없는 길로 들어서, 파드메까지 그의 곁을 떠나도록 만든다. 오비완과 화산 한가운데서 서로의 목에 칼을 겨누는 아나킨. 그들의 운명은 비극적인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 “I'm Your Father.” 이 한마디로 세상을 경악케 했던 다스 베이더, 그의 정체와 탄생과정에 대한 해답이 바로 <스타워즈 에피소드3>이다. 영화 말미, 두 다리가 잘린 채 용암으로 빨려 들어간 아나킨은 팰퍼타인에 의해 구조, 사이버네틱스 수술을 받은 후 우리가 알고 있는 ‘다스 베이더’로 다시 태어난다. 그가 받은 사이버네틱스 수술이란 아직 남아 있는 인체 조직에 부작용 없는 기계 조직, 혹은 관절들을 인공지능 로봇의 시술을 통해 생명 유지가 가능하도록 하는 미래형 의술이다. 그러나 이를 ‘미래형’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은 현실에서도 이의 시초라 할 만한 의술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 인공관절 수술이 대표적이다. 인공관절 수술이란 생명을 다해 기능을 잃은 관절을 인체 부작용이 없는 인조 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다. 최근에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통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인체조직과 들어맞도록 하고 있다. 인공관절의 재료는 무척 다양하다. 스테인리스, 코발트크롬, 티타늄 합금과 플라스틱뿐 아니라 세라믹을 이용한 것까지 등장했다.
이런 인공관절은 원래의 인체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원래의 관절보다 부자연스러울 것이라는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관절이 꺾이는 각도 또한 날로 발전해 지금은 양반다리나 무릎 꿇는 자세가 보통사람과 다를 바 없을 정도로 깊게 구부러지기에 이르렀다. 인공관절이 삽입되는 부위도 한계를 점점 뛰어넘어 엉덩이, 무릎, 팔꿈치 관절은 물론 손가락, 발가락 관절까지 대체할 수 있게 됐다. 이뿐인가. 다른 전문과 분야에선 인공 눈과 폐를 수술하는 일도 빠른 시일 내에 가능하리라 보고 있다. 우리가 ‘미래’의 일로만 여겨왔던 일들이 어느새 현실이 되었고, ‘다스 베이더’의 ‘기계 팔’도 결국은 현실이 될 날이 머지않은 셈이다. 이미 오래 전에, 인간의 상상력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스타워즈>. 이 작품의 위대함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노영진/ 나누리병원 정형외과 과장 www.nanoori.co.kr 미래를 여는 한겨레 경제주간지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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