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6.21 19:09
수정 : 2005.06.21 19:09
신득용 단국대교수 해면생물서 추출…“쥐 암세포 2주만에 다 죽어”
국내 연구진이 바닷속 돌이나 해초에 붙어 사는 해면생물에서 항암제 후보물질을 찾아내 새로운 암 치료기술 개발의 길을 열었다.
신득용(46) 단국대 교수는 남해안에 살고 있는 한 해면생물에서 분리한 액틴저해제 ‘피티엑스-2’(PTX-2)가 암 억제 유전자인 ‘피53’(p53)이 없는 암세포만 골라 죽인다는 것을 발견해 새로운 개념의 암 치료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암 유전자 연구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온코진> 5월2일치에 게재됐으며, 최근 영국 신약개발 전문 인터넷 뉴스 <데일리 업데이트>에 획기적인 논문으로 소개됐다.
암은 발암 유전자가 활성화되거나 암 억제 유전자가 상실돼 발생하는데, 암 억제 유전자 피53의 상실로 발생하는 암은 전체의 60% 정도를 차지한다.
연구팀은 해면에서 추출한 피티엑스-2라는 단백질을 투여하면 세포의 골격 구실을 하는 액틴 단백질을 손상시키고, 피53 유전자가 없는 암세포가 이 손상을 스트레스로 예민하게 받아들여 자살을 촉진하는 ‘빔’(Bim)이라는 단백질을 합성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피티엑스-2는 피53이 있는 정상세포의 액틴도 손상시키지만, 정상세포는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해 곧바로 정상으로 회복된다. 신 교수는 “동물실험에서 피티엑스-2를 투여한 쥐의 암세포가 72시간 만에 70%가 죽어 없어졌으며, 2주 정도 지나면 모두 죽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쥐의 난자를 이용해 액틴의 중합반응을 저해하는 물질을 탐색해 학명이 ‘Poecillastra’인 해면생물에서 피티엑스-2 단백질을 찾아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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