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7.01 13:24 수정 : 2005.07.01 13:24

기다리던 여름 휴가. 자연에서의 휴식을 계획하는 도시인의 마음은 이미 휴가 중이다. 하지만 휴가지에 도착하기까지 장시간 차에 갇혀 있을 생각만 하면 즐거운 마음이 싹 가시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치질 환자들이다.

치질은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심한 탓에 장시간 여행이 괴로울 수밖에 없다. 때문에 휴가 계획을 여행보다 치질 치료에 맞추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치질 수술은 회복시간이 오래 걸린다’, ‘아프다’ 등의 소문이 도는 탓에 병원 문턱 넘기가 쉽지 않다. 인구 4분의 1이 고생한다는 치질, 과연 편안하게 치료받을 수는 없을까? 답은 ‘치질’을 ‘정상조직’으로 받아들이는 데서 찾을 수 있다.

항문 주변에는 배변 시 마찰을 줄이기 위해 항문(쿠션)조직 즉, 치핵 조직이 존재한다. 이것은 배변을 볼 때 밑으로 하강했다가 배변 후 원래 자리로 돌아온다. 치질은 이 치핵 조직이 제자리로 올라가지 못해 나타나는 질환. 나이가 들어 조직이 느슨해지거나 장시간 아랫배에 힘주는 용변 습관, 골프나 씨름과 같이 하복부에 힘을 주는 운동을 즐길 경우 잘 나타난다.

즉, 치질은 정상적인 조직이 제자리를 찾지 못한 것일 뿐 모두 도려내야 할 암적인 존재는 아닌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이 치질을 비정상적인 조직 탓으로 보고 모두 잘라내는 데 초점을 둔 수술이 많이 적용됐다. 그 결과 배변 자제 능력 손상, 항문이 막히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 조직을 많이 잘라내는 만큼 회복기간이 길고, 환자의 고통도 상당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이런 문제점을 줄인 ‘거상 고정 점막하 치질수술’이라는 새로운 치료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 방법은 정상조직인 항문쿠션조직이 여러 원인으로 인해 밀려나온 것을 치질로 보고, 이를 제자리로 돌려주는 데 초점을 맞춘 치료법이다. 최소한의 절제만 하고, 원래의 항문 모양을 살려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 결과 실제로 환자의 부담이 많이 줄었다. 최근 논문 보고에 의하면 치질 수술을 위해서는 2박3일만 입원하면 되고, 창상이 완전히 치유되는 기간은 3주 이내로, 이전 수술방법에 의한 경우의 6~8주와 비교할 때 좋은 결과를 보였다. 즉 항문조직을 보존했기 때문에 창상 치유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시의 항문 모양 보존보다 더 중요한 건 치질이 생기지 않도록 평소 배변 습관을 잘 들이는 것이다. 책이나 신문을 보면서 오래 배변하는 습관은 피해야 한다. 용변 후에는 되도록 비데, 물티슈 등으로 항문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게 좋다. 장시간 화장실에 앉아 있게 하는 변비도 적극적으로 예방, 또는 치료하는 게 필요하다. 그 밖에 항간에 떠도는 항문 관련 민간요법에 현혹되지 말고, 항문 질환이 의심되면 초기에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양형규/ 양병원 원장 www.yangh.co.kr


미래를 여는 한겨레 경제주간지 <이코노미21>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