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건강 |
[몸과 마음] 마음의열 식혀주는 칡 둥글레 연꽃잎차 |
날씨가 점점 더워진다. 지혜로운 우리 조상들은 여름에 여러 가지 요리를 통해 체력을 보충했다. 특히 여러 가지 약초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었는데 이를 약선요리라고 한다. 약선요리는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 모두 발달했고, 특히 왕실에서 더욱 발달했다.
여름철에 잘 쓰인 오미자가 그렇다. 오미자는 더위 탓에 의해 몸 안에 진액이 손상되는 것을 막아준다. 오미자 뿐만 아니라 우리 조상들은 황기, 더덕, 인삼, 구기자 등 다양한 약재를 음식이나 요리의 재료로 썼다. 한방에서 본초라고 부르는 이런 약초는 그 작용이 단지 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먹는 음식이 사람의 성격을 만든다는 말처럼 약초들도 고유한 성품을 갖고 있다. 어떤 약초는 성질이 급하고 위로 잘 치받는다. 어떤 것은 냉랭하고 또 어떤 것은 불 같다. 이런 성품의 약초들은 우리 마음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
예전에 선가나 도가의 수도자들은 약초 중에서도 담담한 맛이 나고 성질이 화평한 것을 즐겨 먹었다. 소나무에서 나는 복령이나 복신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맛과 성질이 화평하고 담담하다. 이런 약초들은 그 에너지가 몸 안의 모든 경락을 유통하며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이렇듯 어떤 약초가 가진 에너지의 성품은 경락을 따라 흐르면서 몸뿐 아니라 마음에도 영향을 준다.
마음에 영향을 주는 약초 가운데 재미있는 것은 칡이다. 칡은 비비꼬이며 자라고 나무를 타고 올라가 그 나무를 죽이기도 한다. 칡 덩굴은 마치 사람이 번뇌로 정신이 비비꼬여 괴로워하는 모습과 같다. 그래서 갈등이라는 한자는 칡갈 자에 넝쿨 등자를 쓴다. 그런 칡은 사람이 갈등으로 괴로울 때 효과가 있다. 갈등과 번뇌로 머리가 아프거나 가슴이 답답할 때 먹으면 좋다.
요즘 집에서 차로 많이 끓여 먹는 둥글레도 재미있다. 둥글레는 말 그대로 먹으면 성격이 둥글어진다. 원만하지 못하고 모가 난 성격을 지닌 사람에 효과가 있다. 둥글레 자체가 성품이 둥글고 화평하며 중심을 잡아주는 에너지를 갖고 있다. 그래서 선가에선 예로부터 많이 먹어 왔고 구황식물로도 먹었다. 또 마음을 편하게 하는 약초로는 단연 연이 꼽힌다. 연은 모든 부위를 다 약으로 쓴다. 불가에서 연에 관한 비유가 종종 나오듯이 연은 마음과 관련이 많은 식물이다. 실제로도 그런 작용이 있다. 연꽃이 깨달음을 상징하듯이 연꽃은 마음과 뇌를 맑게 한다. 또 연뿌리와 연밥도 다 마음을 맑게 한다. 여름에 몸의 열을 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열을 식히기 위해 연잎차나 연꽃잎차 또는 칡자, 등글레차를 달여 먹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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