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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05 16:53 수정 : 2005.07.05 16:53

언어·인지·사회성·운동 등 네 가지 발달 영역 가운데 어느 한 영역이라도 같은 연령대 아이보다 6개월 이상 늦다고 생각될 경우 정밀 진단을 하는 것이 좋다. 사진은 발달장애아들과 그 가족들의 모임인 ‘기쁨터’의 아이들이 자신의 얼굴을 담아 만든 공예품.


세브란스-한겨레 시민건강강좌

⑦아동 발달 장애

요즘 부모들은 과거와 달리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발달이 빠른지 비정상인지에 대해 관심이 높다. 그래서인지 “우리 아이가 말이 늦어요”, “인지 발달이 느려요”라는 말이 진료실에서 가장 흔히 접하는 부모님들의 호소이다.

사실 아무리 아동의 발달에 대한 지식이 있는 전문가라 할지라도 빠른 성장 중에 있는 아동이 향후 어떻게 발달할 것인지 확실히 장담할 수는 없다. 단지 아동이 발달상의 장애가 있는지, 특별한 도움 없이는 정상 발달을 하기 어려운지 진단하고 평가한 뒤 전문적 도움을 줄 수 있을 뿐이다. 정상적인 아동의 경우도 개인에 따라 발달 속도가 판이하고 개성도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특정 발달검사의 수치만으로 아이의 발달 정도를 단언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발달이 느리다고 걱정하는 부모님들은 병원에 오기 전에 이미 다른 전문기관을 들러 다양한 발달평가, 언어평가, 지능평가 등을 하고 심각하다는 말을 듣고 오는 경우가 많다. 물론 객관적으로 다른 아동에 비해 각각의 발달 영역에서 어느 정도를 성취했는지 고려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평가 점수가 평생 지속한다고 걱정하는 것은 오산이다. 연령이 어릴수록 발달 지연의 원인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유전적·환경적 요인 상호작용
어릴수록 원인따라 예후 달라
언어·인지·사회성·운동 중
발달정도 6개월이상 지연땐
정밀평가 하는게 좋아

아동의 발달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크게 아이가 타고난 유전적 요인과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두 가지 요소는 임신 때부터 상호 작용을 하기 때문에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따라서 아동에게 발달의 문제가 있으면 두 요인이 각각 어느 정도 문제가 되는지 전문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소아기 자폐증’이란 병명은 비교적 흔하게 접하는 발달장애 가운데 하나다. 자폐증은 아이 뇌의 발달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환경적 문제가 전혀 없더라도 사회성과 언어 발달에 장애가 발생한다. 하지만 정서적 불안이 심각해 의사 표현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 뇌 자체의 장애가 심각하지 않더라도 언어 발달이 늦어질 수 있다. 이 경우엔 불안을 줄여주면 정상적 언어 발달을 되찾을 수 있다.

아동의 발달이 한두 영역에서 다소 늦거나 빠른 것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전반적으로 발달이 적당히 이루어지는지, 정상적인 일상 생활의 적응이 가능한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아동이 발달의 문제로 인해 전반적인 적응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는 전문병원에서 의학적 평가와 발달 평가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동의 언어·인지·사회성·운동 등 네 가지 발달영역 중 어느 한 영역이라도 연령보다 6개월 이상 지연되는 경우 일단 정밀평가를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정밀 발달평가 결과 어느 한 발달 영역에서 연령에 비해 1년 이상 지연되는 경우 시급히 치료와 의학적 평가를 해야 한다. 의학적 평가란 뇌 발달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평가하는 의학적 검사들을 통해 이뤄진다.

아동의 발달에 문제가 발생하면 여러 명의 전문가 진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어느 영역의 발달 문제이든지 최종적으로는 아이의 발달을 촉진하는 재활치료가 필요하다. 심리재활치료, 언어치료, 특수교육, 감각통합치료, 부모 교육 등이 대표적이다. 필요한 경우에는 약물치료가 몹시 도움이 되기도 한다.

발달 장애 아동의 치료는 대부분 장기적이므로 각 전문가들에게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하더라도 정기적으로 주치의를 방문해 아이가 제대로 발달이 되는지 확인하고 미진한 부분은 보충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신의진 정신과 교수 yjshin@yumc.yonsei.ac.kr


자폐증은 뇌 손상등 유전적 요인이 정설

영화 <말아톤>을 통해 널리 알려진 자폐증은 발달장애를 일으키는 대표적 질환의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자폐증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일치하고 있지는 않다.

신의진 교수는 최근 많은 자폐증 관련 전문가들이 자폐증의 원인이 정서상의 문제보다는 신체생리상의 문제에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전문가는 아이 정서에 비우호적인 요인들로 인해 사회성이나 언어 발달에 문제를 겪을 수는 있으나 그것이 자폐증의 근본 원인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부모의 사랑 없이 자라는 고아원 아동에게서 유별나게 자폐아동이 많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가족력·염색체·일란성 쌍생아 형제 등에서 나타나는 유전적 이상, 또는 출생 전, 출생 중 그리고 출생 후에 일어나는 뇌손상이나 감염 등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한 결과, 자폐증이 유전적 요소와 관련이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고 신 교수는 전했다.

이에 따라 자폐증의 원인을 뇌 손상이거나 정상적인 뇌 성장에 영향을 주는 유전적 요인으로 보는 것이 정설로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뇌손상에 의한 자폐증의 유발은 쉽게 수긍이 가는 것이지만 뇌의 손상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있어야 자폐증이 생기는지는 아직 설명이 되지 않고 있다. 뇌손상은 자폐증 말고도 여러 가지 비정상적인 언어와 행동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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