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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12 18:34 수정 : 2005.07.13 02:07

서유기에서 사오정은 물귀신으로 나온다. 하늘에서 죄를 지어 유사하라는 곳의 물귀신으로 지내다 삼장법사를 만나 서역으로 떠나게 된다. 여기서 사오정이라는 인물은 참 재미있고 의미하는 바가 크다. 흔히 불법에서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사람의 세가지 독이라고 한다. 이 세가지 독 중에 손오공은 성냄을 의미하고 저팔계는 욕심을, 사오정은 어리석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들이 서역에서 불경을 얻어 나중에 부처가 되듯이 사람이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독을 없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감을 보여주는 게 서유기다.

사오정은 얼마전 세간에 사오정 시리즈로도 인기가 있었다. 텔레비전에서 방영되었던 ‘날아라 슈퍼보드’라는 만화 프로그램에서 사오정의 인물설정은 참 잘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들에서 사오정은 무슨 말을 하면 제대로 못 알아듣고 다른 소리를 하곤 한다. 거의 왜곡해서 듣고 스스로 오해해서 행동한다. 사오정이 어리석음의 상징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면 왜 사오정은 그럴까? 우리의 내면에 있는 어리석음의 상징인물인 사오정을 자세히 보자. 사오정은 물귀신이다. 물에 사는 괴물이다. 예로부터 동양에서 물은 차고 어두워 한을 상징하기도 했다. 한을 품고 죽은 이가 물귀신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많다. 달밤에 그것도 어두운 초승달이 떴을 때 물귀신은 나온다. 물과 밤 그리고 초승달 등은 모두 음적인 것을 상징한다.

이런 어둠은 우리 마음과 경락에서 어떻게 작용할까? 어떻게 보면 사오정이 잘 못 듣고 오해하는 것은 우리가 나의 생각에만 빠져있어 제대로 안 들리고 나의 색안경대로 보는 탓일 것이다. 자기식 대로 듣고 자기식 대로 해석하면서 끊임없이 나와 남을 구분해 남으로부터 방어하는 마음이다. 물과 달 등이 심장병이라는 주역의 해석도 있듯이 어둡고 찬 마음은 심장과 심포의 경락을 막는다. 우리가 ‘심뽀가 나쁘다’고 할 때 심포이다. 끊임없이 있는 그대로 보고, 듣지 않고 자기식 대로 왜곡해서 들을 때 우리 마음은 타인에 대한 믿음을 상실한다. 또 계속 경계하고 방어하며 마음을 닫는다. 당연히 심경과 심포경의 중심인 가슴이 옹성처럼 단단해지고 급기야 아프거나 답답해진다. 심포경의 중심인 가슴 정 중앙을 단중이라고 하는데 이곳이 막히면 있는 그대로 제대로 들리고 보이지 않게 된다. 사오정이 되는 것이다. 어리석음의 사오정은 자기세계에 빠진, 심포경이 막혀 가슴이 답답한 우리들 자신이다. 이렇게 심포경이 막혀 가면 나중에 심장도 나빠진다. 남과 내가 하나라고 마음먹을 때 심포경이 열리고 단중이 열려 남과 더불어 산다는 기쁨이 나오고 있는 그대로 들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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