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8.09 17:14 수정 : 2005.08.09 17:21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보통 2~3종의 식품에 대해 알레르기 증상을 보인다고 서울알레르기클리닉 노건웅 원장은 말했다. 내원한 환자의 식품 알레르기를 진단하기 위해 피부단자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서울알레르기클리닉 ‘식품 내성 유도법’ 특허

면역 불균형 아토피 환자에 부족한 감마인터페론 주사
알레르기 내성 키우는 효과…우유·달걀등 모든 식품 적용
일시적 이상반응 감수해야

심한 가려움증이나 습진과 같은 난치성 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하는 데 있어 새 가능성을 보여주는 ‘식품 내성 유도법’이 최근 특허청으로부터 특허를 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아토피 환자들은 아토피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식품 알레르기를 보통 두세가지 갖고 있는데, 이번에 특허를 받은 내성 유도법을 이용해 식품 알레르기를 해소하면 그에 따라 아토피도 치료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서울알레르기클리닉 대표원장 겸 ㈜푸드바이오테크 알레르기연구소장인 노건웅 박사는 “인체는 면역 불균형으로 인해 특정 식품에 대해 알레르기 증상을 나타내며 그것이 해결되지 않은 채 되풀이 누적되면 아토피 피부염을 앓게 된다”며 내성 유도법을 개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인체 면역세포 가운데 하나인 티(T) 임파구는 세균, 바이러스 등 인체 외부의 침입자에 대항해 티에이치1(Th1) 또는 티에이치2(Th2)로 기능을 바꿔 면역조절물질을 만들어내는데, 아토피는 티에이치1과 테에이치2의 균형이 깨져 발생한다는 것이다.

식품 알레르기는 특정 식품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면역학적으로는 티에이치1에서 생산하는 면역조절물질인 감마인터페론이 부족한 가운데 티에이치2가 생산하는 면역조절물질인 인터루킨-4(IL-4)의 작용이 우세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

노 박사는 이런 점에 착안해 아토피 환자들한테 부족한 감마인터페론을 피하주사를 통해 보충해주는 방식으로 면역조절 체계를 정상화시킨 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품을 입으로 섭취토록 함으로써 이 식품에 대한 내성을 키워주는 ‘식품 내성 유도법’을 개발했다.

내성 유도법은 7~10일에 걸쳐 매일 한차례식 감마인터페론 주사를 놓은 지 1시간 뒤에 알레르기 식품을 섭취하도록 하되 그 양을 점차 늘려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노 박사는 특허 신청서에서 서울알레르기클리닉에 내원한 아토피 피부염 환자 가운데 우유 알레르기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88명 중 61명을 대상으로 내성 유도법을 실시한 결과 모두 우유 내성을 획득했으며, 그 내성은 평균적으로 16.1±3.8개월 동안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나머지 27명은 3개 군으로 나눠 감마인터페론 또는 우유만 투여하거나, 위약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우유 내성을 유도했지만 한 사람도 우유 내성을 획득하지 못했다.

노 박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식품중 80~90%는 우유, 달걀, 밀가루, 콩, 돼지, 닭고기, 소고기, 생선류 등이다”며 “내성 유도법은 우유 이외에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모든 식품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내성 유도 기간중에는 가려움증, 유행성 발진과 같은 피부염증 등 이상반응이 발생하는데 우유 알레르기 환자의 경우 절반 가량이 유도법을 시행한 지 3~4일째에 이상반응이 가장 심하게 나타났으나 6일째에는 급격하게 호전되어 7일째에는 거의 사라졌다.

노 박사는 “유럽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아토피 피부염에서 식품 알레르기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해왔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의사들이 식품 알레르기 진단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는 환자가 어떤 식품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식품 내성 유도법’ 의학계 평가는?

면역 조절 ‘감마인터페론’ 독창적…입으로 항원 섭취 간편하고 값싸

노건웅 박사가 특허를 획득한 ‘식품 내성 유도법’에서 가장 독창적인 부분은 인체의 면역 균형 유지에 주목해 아토피 환자한테 부족한 것으로 여겨지는 면역조절물질인 감마인터페론을 투여한다는 점이다.

알레르기 비염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기존의 면역치료법은 집먼지진드기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만을 투여해 내성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소아과 김중곤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의 70~80%는 집먼지진드기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며 “집먼지 진드기에 대한 내성을 키워주기 위한 ‘탈감작 치료법’에서는 항원인 집먼지진드기만을 투여한다”고 말했다.

항원을 투여하는 방법도 기존의 면역치료법에서는 항원을 정제해서 만든 주사제를 사용하지만, 식품 내성 유도법에서는 알레르기 식품을 입으로 섭취하는 방법을 택함으로써 간편할 뿐만 아니라 특히 비용이 싸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알레르기 비염 치료에 사용되는 집먼지진드기 항원 주사제는 모두 고가의 수입품이다.

김 교수는 노 박사의 내성 유도법에 대해 “식품 알레르기는 내성을 유도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항원을 입으로 먹는 손쉬운 방법으로 알레르기 식품에 대한 내성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충남대병원 소아과 이재호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은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민간요법을 비롯해 치료법이 다양하지만 보편적이고 타당성 있는 치료법을 택하는 게 중요하다”며 “감마인터페론을 이용한 아토피 치료 임상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의 대학병원급 임상 연구를 통해 식품 내성 유도법이 노 박사 스스로 내린 평가 처럼 “아토피를 해결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는 치료법”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