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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09 18:23 수정 : 2005.08.09 18:24

아이에게 언제부터 좋은 습관을 가르쳐야 할까? 아주 어렸을 때 습관을 들이는 것이 쉬우므로 가능한 일찍부터 가르쳐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 너무 이른 나이에 가르치려다보면 정서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그렇다면 두뇌 발달이란 관점에서 볼 때 어느 시기부터 훈육이 가능할까?

훈육이 가능하려면 아이가 남이라는 다른 존재를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사람은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며, 혼이 날 때 내 문제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직 나와 남을 구분하지 못하는 돌 무렵 아이에게 조건 반사적인 훈육은 몰라도 그 이상은 할 수 없다. 마치 페달을 밟으면 전기 충격이 오는 실험장 속의 쥐처럼 특정한 행동을 했을 때 강력한 자극을 줘 이 행동을 막는 것만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 충격이 일관 되지 못하고 강도마저 세다면, 아이는 자신의 행동에 심한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이 시기 아이는 아직 나와 남을 구분하지 못하기에, 불안을 자기 내부에서 온다고 여기게 된다. 자칫 아이가 근원적으로 불안을 가진 채 성장할 수도 있다.

언제쯤 아이는 남과 다른 자신이라는 존재를 알 수 있을까? 아이의 얼굴에 점을 찍은 뒤 거울을 비쳐주면 두 돌이 안 된 아이들은 손을 들어 거울을 만진다. 반면 조금 더 큰 아이들은 자신의 얼굴에 손을 갖다댄다. 거울을 보고 자신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되는 것은 두 돌에서 두 돌 반 무렵부터 가능하다.

두 돌이 지나면서 아이들은 자신과 다른 남이 존재하며,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은 뇌의 전두엽 부분이다. 두 돌 반 정도가 되면 아이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무엇을 바라는지 눈치 챈다. 물론 이 때에도 아이는 자신의 행동이 왜 나쁜가를 명확히 알지는 못한다. 다만 자신이 의지하는 엄마가 어떤 행동을 싫어한다는 사실 정도는 분명히 알 수 있다. 결국 두 돌 반 정도가 지나야 아이는 자신의 잘못된 행동 및 그 결과에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는 셈이다.

이 무렵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감정이 싹튼다. 죄의식과 자부심이 그것이다. 아이는 자신이 창피한지 뿌듯한지 알게 된다. 물론 무엇이 창피한지 뿌듯한지는 부모의 영향을 받아 형성 되지만, 이런 감정이 생긴 이상 이제 아이에게 좋은 습관을 가르쳐 줄 준비가 된 셈이다. 다만 이 무렵 아이들이 갖고 있는 자신에 대한 이미지는 너무나 약해서 깨지기 쉽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solib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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