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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12 07:31 수정 : 2005.08.12 07:32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세균성 폐렴'으로 세브란스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입원 열흘 전부터 열이 나는 등 감기 증세가 있었다고 한다.

의료진에 따르면 김 대통령은 다른 합병증은 없지만 신장 투석 및 협심증 치료를 받고 있던 터라 검진차 열흘 정도 입원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이 폐렴을 가벼운 질환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50세 이상의 노인이나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이 폐렴에 걸리면 갑작스럽게 건강이 악화되는 만큼 쉽게 넘길 일이 아니다. 실제로 얼마 전 사망한 사우디아라비아의 파드 국왕 역시 사망 전까지 폐렴과 고열에 시달렸다. 올 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탤런트 김무생씨의 사망원인도 폐렴이었다

미국의 경우 해마다 6만여명이 폐렴으로 숨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폐렴환자가 전체 입원환자의 4.45%를 차지하고 있으며 해마다 2천800여명의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그런데도 폐렴이 심각한 질환으로 간주되지 않는 이유는 폐렴이 주로 합병증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심장병이 있던 환자가 폐렴에 걸려 사망하면 사인은 심장병으로 집계된다. 사망에 도화선이 된 폐렴은 간과되는 것이다.

노인들에게 폐렴이 무서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면역력이 떨어져 폐렴구균에 약한 데다 만성질환이 있다면 더 위험하다. 쉽게 말해 장작에 불을 붙이는 부싯돌 역할을 하는 게 바로 폐렴이다.

섣불리 넘겼다가 자칫 큰 화를 부를 수 있는 폐렴을 피해가는 건강수칙에 대해 알아본다.

◇ 자가 면역력 탄탄해야


노인이나 아이들이 특히 폐렴에 취약한 까닭은 바로 면역력 저하 때문이다. 건강한 폐는 나쁜 물질이나 세균을 걸러낼 수 있는 정화능력을 가진다. 정상적인 면역력이 있다면 감기 바이러스나 세균은 코나 입에 머무르거나 기껏해야 목을 침범하는 정도다. 그러나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은 감기로 인한 염증이 폐까지 퍼지면서 폐렴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평소 면역력을 키워주는 생활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하루 세끼를 꼬박 챙겨 먹는 것은 기본이다. 특히 밥은 흰 쌀밥보다는 현미나 보리를 섞은 잡곡밥이 좋다. 현미는 흰 쌀에 비해 칼로리가 높고 단백질과 지방이 많이 들어있으며 칼슘과 비타민B도 두 배 이상 함유돼 있다.

적절한 수면시간은 7~8시간이다. 그 이상이 되면 오히려 피로가 누적된다. 잠을 잘 때 실내온도는 섭씨 26~28도로 유지한다. 에어컨 바람이 너무 차지 않도록 하고 선풍기를 켠 때에는 반드시 창문을 열어 체온이 너무 떨어지거나 질식하는 것을 막는 게 좋다.

특히 기관지가 약하거나 폐렴, 천식 등이 있다면 선풍기 바람을 직접 쐬지 않는 게 좋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력을 유지하는 것도 면역을 증가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 폐렴 부채질하는 과음과 흡연

음주와 흡연은 모두 폐렴에 걸릴 확률을 높인다. 미국 크레이튼대학 의대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알코올과 담배, 두 가지에 모두 노출된 쥐들은 병원균 여과작용을 하는 기도의 섬모 운동이 약화됨으로써 폐렴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았다.

연구팀은 알코올이 폐 감염 질환을 막는 방어벽을 망가뜨리고, 흡연은 이를 더 악화시킨다고 이유를 밝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특히 알코올 중독자는 폐 내부 방어능력이 약해져 폐렴 원인균이 폐에 침투했을 때 감염에 대처할 준비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

게다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입과 코에는 병원균이 살 가능성이 더 크다. 여기에 몸 속 공기를 걸러내는 섬모를 손상시키고 섬모의 운동 능력을 떨어뜨려 균이 폐에 침투하기 쉽게 만든다.

◇ 건조한 공기는 금물

폐는 우리 몸에 산소를 전달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폐 건강은 공기의 영향을 매우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숨쉬는 공기가 건조해지면 목과 코의 점막도 함께 마른다. 점막은 촉촉해야 나쁜 물질을 걸러내는 제 역할을 다한다.

따라서 공기가 건조해 지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습도는 40~50%가 되도록 조절한다. 실내외 온도차는 5℃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자주 환기를 시킨다.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셔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 만성질환자는 `폐렴구균백신' 접종해야

폐렴에 걸렸더라도 건강한 성인의 경우 치료를 잘 받으면 큰 탈 없이 나을 수 있다. 그러나 만성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만성심질환, 만성 폐질환, 만성 간질환, 알코올 중독, 당뇨, 만성 신부전, 혈액암, 만성 혈액투석 등의 경우에는 폐렴으로 사망할 확률이 높아지는 만큼 매우 주의해야 한다.

의료진들에 따르면 만성질환을 잘 관리하다가도 폐렴에 걸려 건강 상태가 극도로 나빠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고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필히 폐렴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폐렴 예방 백신은 폐렴의 여러 원인 중 가장 주요한 균인 `폐렴구균'만을 예방한다.

따라서 백신만으로 완벽하게 폐렴을 예방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접종 후 사망률을 50~80% 가량 낮출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게 전문의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65세 이상의 노인 심장병이나 호흡기질환, 당뇨, 알코올 중독, 만성 간질환 등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지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나 에이즈, 백혈병, 각종 암으로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폐렴 예방백신을 맞도록 권유하고 있다.

(자문:강남베스트클리닉 권혜석 원장)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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