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3일 광주시 남구의 한 주택가에서 보건소 직원들이 분무소독을 하자 어린이들이 방역차를 따라다니며 즐거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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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막소독약 사람 잡을라’ 보도에 누리꾼들 들썩
“70~80년대 추억의 ‘구름차’가 먹구름으로 변하고 말았다.”(네이버 ‘‘biogood’) “아, 며칠 전에도 신나게 뿌리더만 우리 동네도 있다.”(〃 누리꾼 ‘wfitnesss’) “난 어릴 때 환경호르몬을 반기며 살았다는 이야기인가…OTL ”(〃‘kengguoekaki’) <한겨레>가 2일치 4면 ‘모기 잡으려다 사람 잡을라’는 기사를 통해 연막소독에 쓰이는 살충제들의 유해성 논란을 제기한 뒤, 인터넷에 쏟아진 반응이다. 누리꾼들은 추억의 연막소독이 ‘악몽’으로 바뀌었다고 성토하고, 연막소독의 유해성이 제기된만큼 이제라도 연막소독 중단과 함께 다른 방역방법으로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문제의 성분이 뿌려지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표정이 크게 엇갈렸다. 문제의 물질이 뿌려지지 않는 곳에 사는 누리꾼들은 “강남은 쏙 빠졌네”(‘purelymj’) “우리 동네는 없다”(‘kt2085656’)고 안심한 반면, 해당물질이 뿌려지는 곳에 사는 누리꾼들은 “악 영등포! -_-.”(‘zoker79’), “본가는 춘천, 지금 사는 곳은 성북 .-_-; 젠장” 등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이제야 알려주면 어떡해” 누리꾼들은 어린 시절 연막소독 차를 따라다녔던 자신들의 경험을 얘기하면서 “이런 사실을 지금 알려주면 어떻게 하느냐”는 분위기다. 누리꾼 ‘로이박가’는 “동네에서 내가 매번 일등으로 따라다녔었는데, 몸에 환경호르몬이 축적된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다음에서 누리꾼 ‘붉은오징어’는 “어릴 때 죽자고 따라다닌 것”이라며 걱정했고, 누리꾼 ‘크리스탈8616’은 “따라다니면 안되는 거였나? 그걸 지금 알려주면 어떻게 하냐”고 말했다. 누리꾼 ‘faithpcs’는 “인간이 모기를 소멸시키는 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저렇게 골목 나돌며 뿌린다고 모기가 죽어갈까요? 그저 쓰레기통에 달라붙어 있던 모기, 파리정도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누리꾼 ‘물망초’는 “우리애들 ‘모기차’만 오면 좋아라 따라다니는데 이제부터라도 말려야겠다”고 말했다.
4가지 환경호르몬 합유 연막소독제 살포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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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막소독은 전시행정일 뿐… 중단하고 방역방법 바꿔야” 누리꾼들의 비난은 문제의 연막소독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는 쪽으로 모아졌다. 누리꾼들은 “오래전부터 연막소독의 효과가 없다는 사실은 이미 입증된 것”이라며 연막소독은 “전시행정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누리꾼 ‘vine’는 “(연막소독을 하면) 모기는 잠깐 기절했다가 금방 일어나는 데도 뿌리는 이유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전시행정의 전형”이라며 “벌레한테 안 좋으면 인간에게도 안좋다. 연막하면 무조건 대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누리꾼 ‘mylapis’도 “연막소독은 대표적인 전시행정일 뿐”이라며 “모기살충 효과 거의 없다고 언론에 알려진게 언제인 데 지자체는 연신 세금을 연기로 날려 보내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연막소독의 유해성 논란이 제기된 만큼, 이제라도 연막소독을 중단하거나 방역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리꾼 ‘파이널맨’은 “10억분의1그램도 영향을 준다는 데, 중단하지 않는 것은 미친 것 아니냐”며 “미국에서도 유해물질로 의심받고 있다면 당연히 사용중단한 후에 확인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누리꾼 ‘mymrnara’는 “진짜 저(연막소독) 연기는 모기나 파리보다 사람이 다 마시고, 마시면서도 걱정이 된다”며 “이제 이런 마구잡이 무차별적 방역은 지양되어야 하고, 보건복지부는 방역 성분조사해서 발표하라”고 말했다. 누리꾼 ‘마루나75’는 “식사중에 소독차가 오면 난감했었는데 이제라도 이런 기사가 나와 정말 다행”이라며 “소독하는 방법을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리꾼 ‘지맘’은 “국민건강을 위해 이런 하급 놀이 문화(연막차를 따라다니는)는 사라져야 한다”며 “선진국에서 어떻게 살충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사람 몸에 무해한 것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온라인뉴스부 이승경 기자 ya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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