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1.25 16:05
수정 : 2005.01.25 16:05
과일이 사람의 건강에 이롭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아는 상식이다. 맛도 좋고 비타민, 섬유질, 칼륨, 마그네슘, 항산화제 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과일의 향과 맛은 아이들의 미각을 발달시키며, 과일을 씹는 그 자체가 음식 먹는 연습에도 큰 도움이 된다.
과일을 아이에게 먹일 때 우선 주의할 것은 채소와 마찬가지로 골고루 먹여야 한다는 점이다. 과일은 색깔별로 다른 영양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신선한 과일을 먹이는게 중요하다. 어렵다면 냉동시킨 과일을 먹여도 영양 면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특이하게 토마토의 경우에는 그냥 먹을 때보다 올리브기름으로 요리하면 라이코펜이라는 항산화 물질을 섭취하는데 이롭다.
아이에게 과일을 먹이는 순서는 네 달이 지나면 사과, 배, 복숭아, 포도, 살구 등을 먼저 시작하고 오렌지와 귤은 적어도 여섯 달이 지나서 먹이는 것이 좋다. 토마토나 딸기는 알레르기와 비슷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돌은 지나서 먹이도록 한다. 한편 좀 더 일찍 먹이겠다는 욕심에 백일도 되지 않은 아기에게 과일을 먹이는 부모도 있으나, 다른 이유식과 마찬가지로 네 달 이전에 먹이는 것은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어 권장되지 않는다. 아이가 아토피성 피부염이라도 있다면 여섯 달은 지난 뒤에 과일 먹이기를 시작해야 한다.
먹이는 방법은 6~8달에는 부드럽게 으깨 주다가 차츰 조그만 덩어리가 있는 것을 주면 된다. 3살 이전에는 씹어서 먹을 정도의 큰 덩어리를 주다가는 자칫 목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과일 대신 과일 주스를 먹인다면 여섯 달 이후에 주도록 하고, 되도록 우유병이 아니라 컵으로 먹여야 한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다른 성분이 섞인 과즙 음료나 당이 첨가된 것은 피해야 하며, 반드시 100% 과일 주스를 먹여야 한다. 감염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즉석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면 멸균 처리가 되지 않은 생과즙을 아이들에게 먹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주스의 하루 권장량은 6~7달은 50㏄, 돌까지는 120㏄, 1~6살은 120~180㏄, 7~18살은 240~360㏄이다. 과일 주스의 경우 편하기는 하지만 과일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명심해야 한다.
과일 주스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곤란하다. 칼로리가 높은 과일 주스로 배를 채우면 다른 음식을 덜 먹게 돼 단백질이나 지방과 같이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소가 부족해지기 쉽다. 이 결과로 영양 불균형, 성장 장애, 두뇌 발달 장애, 비만 등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과일주스에는 장을 자극하는 성분도 있어 많이 먹다 보면 설사가 생기기도 한다. 한편 아이가 목이 마를 때 과일주스를 주는 부모들도 있는데, 이 때는 주스 보다는 맹물을 주는 것이 좋다.
어릴 때부터 과일의 질감을 익히지 않은 아이들은 과일 먹기를 거부하기도 한다. 영양제로 이를 대신할 수 있다고 믿는 부모도 있지만 이는 틀린 상식이다. 영양제는 결핍된 영양소를 보충하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과일을 먹어서 얻을 수 있는 수많은 영양과 이점을 결코 대신할 수 없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과일과 채소를 잘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평생건강 식사습관의 기초가 된다.
정유미 소아과 전문의
55452@hit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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