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건강 |
의학적 성차이 연구 ‘성인지의학회’ 출범 |
같은 약이라도 남여 차별
우리나라에도 의학적인 영역에서 남녀 사이에 존재하는 성 차이를 연구하는 ‘성인지의학회’가 출범했다.
성인지의학회는 지난 8일 서울 이화의대 의학관 B동에서 의사 70여 명 및 사회학자, 여성학자 2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창립총회를 열었다. 이날 총회에서는 서현숙(56) 이대 목동병원 병원장이 학회 초대 회장으로 선출됐으며, 성인지의학의 창시자이자 세계적인 대가인 컬럼비아 의대 메리앤 리가토 박사의 강연이 이어졌다.
리가토 박사는 “소량의 아스피린을 오랜 기간 먹으면 남성에게는 심장마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여성은 그렇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에서야 나왔다”며 “이처럼 해부학적 측면이나 진료 영역에서 남성과 여성은 큰 차이가 있고 이는 실제 환자 진료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 결과를 보면, 남녀 차이는 여러 군데서 보인다. 일반적인 약물 부작용 발생 가능성은 여성이 남성보다 약 1.5배 높고, 흡연 때문에 생기는 폐암 발생은 여성이 3배나 더 높다. 또 여성은 같은 조건의 남성에 비해 10년 정도 더 늦게 심장 질환 진단을 받기도 한다. 또 중증 뇌성마비에 걸릴 가능성은 남성의 절반 정도로 낮다. 이런 차이는 남성과 여성의 유전적, 생리학적 차이 등에서 비롯되기도 했지만 사회문화적 차이 때문에도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 회장은 “이처럼 남녀 사이에는 분명한 의학적 차이가 있음에도 지금까지는 여성이 ‘작은 남성’으로 여겨진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여러 질환에서 여성에게 제대로 된 치료와 예방조치를 할 수 있도록 연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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