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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14 16:54 수정 : 2005.09.14 16:54

“제왕절개 걱정 많은 산모들 부평 성모산부인과로 오세요.” 수술율 5.8%로 최소…최대는 70%

제왕절개 분만을 적게 한 병·의원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4일 제왕절개 분만에 대한 건강보험 청구 건수가 50건 이상이 넘는 의료기관 732 곳을 상대로 제왕절개 분만율(제왕절개 분만 건수를 총 분만 건수로 나눈 수치)을 조사해 이가운데 분만율이 낮은 179곳을 공개했다.

 구체적 명단은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홈페이지(www.hira.or.kr)로 접속하면 낱낱이 알 수 있다. 홈페이지에는 특히 평가배경에 대한 안내문과 함께 각 시·도 별로 해당 병·의원을 쉽게 조회할 수 있도록 해 놓고 있다.

조사결과를 보면 제왕절개 분만율이 가장 낮은 곳은 인천 부평 성모산부인과로 5.8%에 그쳤다. 하지만 제왕절개 분만율이 높은 곳은 무려 7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 종별로 보면 의원 115곳, 병원 34곳, 종합병원 22곳, 종합전문 8곳 등의 차례로 나타났다. 이는 동네 의원보다 큰 병원일수록 제왕절개 분만 시술이 많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지난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제왕절개 분만율이 38.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0.1% 포인트 줄어든 것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중 제왕절개 분만율이 상당히 높은 미국의 27.6%보다 무려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제왕절개분만 권고율은 5-15%이다. 복지부는 제왕절개 분만율을 20%로 떨어뜨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 제왕절개율이 여전히 높은 이유는 수익성을 겨냥한 일부 병원의 잘못된 행태 때문인 경우도 없잖다. 보통 자연분만의 경우에는 2~3일 안에 퇴원해 진료비가 평균 44만 7천원 가량 든다. 반면 제왕절개 분만을 통해 아이를 낳은 경우에는 1주일 가량은 입원해야 하는 만큼 평균 93만6천원에 이르는 진료비를 내야 하는 것이다.

출산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35살 이상의 산모들이 늘어난 까닭도 제왕절개 분만의 한 배경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2003년 35살 이상 산모비율은 9.7%에서 16.7%로 부쩍 늘어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공개는 제왕절개를 원하지 않는 산모들이 제왕절개 분만율이 낮은 의료기관을 찾도록 하고 공개 대상에 들어가지 못한 병·의원들은 스스로 개선하는 효과를 거두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통 산모의 출산위험 등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되도록 자연분만을 권한다. 이는 제왕절개 분만을 한 산모들이 보통 자연분만한 산모들보다 산후후유증, 합병증, 모성사망율, 신생아호흡곤란증 등에서 더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난 아이들이 자연분만 아이들보다 어린시절 천식이 나타날 위험이 크다는 연구도 있다. 또한 자연분만으로 출산한 아이의 지능이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난 아이의 지능보다 더 높다는 연구도 나와 있다.

<한겨레> 사회부 이창곤 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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