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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04 17:49 수정 : 2005.10.05 15:15

■ 서천석의 아이건강 업그레이드

취침전 아이와 대화 장기기억력 키워

영재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예전처럼 방송에 나와서 기억력을 자랑하는 모습을 찾아 보기는 어렵다. 반면 예전의 영재를 찾아서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들의 현재 모습은 그저 평범했다. 이제 부모들도 단순한 기억력이 곧 지능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실제 기억력은 지능을 구성하는 일부분이며, 유아기의 기억력으로 지적 잠재력을 평가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아이에게 기억력 훈련을 하는 것이 불필요하지는 않다. 기억력을 맡는 대뇌 회로 역시 적절한 시기에 자극을 준다면 좀 더 성공적인 발달을 부를 수 있다. 실제로 아이들에게 ‘이것은 기억하렴’과 같은 단순한 명령을 종종 해 주는 것만으로도 기억력 등이 향상된 것을 실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기억력 향상에는 상당한 정신적 노력 등이 필요한데 몇 가지 전략이 있다면 그 과정에서 좀 더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초등학교에 입학하지도 않은 아이에게 기억과 관련된 전략을 알려줄 수는 없다. 또 지루하고 반복적인 훈련으로 아이들의 시간을 채운다면 아이는 그 시기에 배우고 느껴야 할 더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 특히 만 세 살 정도의 아이들은 아직 한 번에 한 가지만 기억할 수 있는데, 이들에게 자꾸 기억을 강요하면 현실에 대한 탐구를 멈출 수 있다.

아이들에게 무리가 되지 않으면서 기억 회로를 자극하는 방법은 그저 기억하라고 알려주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거나 자신의 정서를 자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억을 위해 일부러 에너지를 쓰지 않는다. 이런 아이들에게 ‘한번 기억하도록 해 보렴’과 같이 단순한 말로도 아이는 사물에 주의를 기울인다.

기억할 때는 잠시 다른 생각은 멈추고 분명하게 쳐다보며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알려주는 것도 좋다. 단기 기억과 관계돼 있는 게임을 함께 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즐겁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면 좋다. 또 규칙적으로 잠자기 전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낮에 책에서 본 내용이나 일어난 일을 아이에게 말해보도록 말을 걸면 된다. 이는 장기 기억 부분을 발달시키는데 긍정적이다. 가끔은 예전의 일이나 본 것 중 기분 좋았던 사실을 다시 기억해내도록 물어보는 것도 좋다.

물론 이런 일들은 아이 수준에 맞추어서 이뤄져야 한다. 보통 네 살 된 아이에게 익숙한 그림을 열두 장 보여준 다음 잠시 뒤 어떤 그림이 있었는지 말해보게 하면 대개 3~4개 정도만 말할 수 있다. 이런 한계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반복적인 훈련으로 스트레스를 주면, 아이들은 기억력 훈련이 몹시 괴롭다는 것만 학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solib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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