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건강 |
[몸과마음] ‘눈앞’ 을 비우고 ‘마음의 눈’ 을 뜨자 |
한의학과 도가에서 가장 중요한 경전중의 하나로 삼는 것이 황제내경이다. 중국의 전설적 인물인 황제와 그 신하들이 의학에 관해 문답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황제는 처음에 어떻게 천하를 다스려야 하는지 몰랐다고 한다. 그래서 지혜를 얻기 위해 길을 떠나게 된다. 백두산 부근에 이르러서 한 선인을 만나는데 청구국의 자부선인이었다. 황제는 이 자부선인으로부터 지도를 받았다. 먼저 눈, 귀 등의 감각기관을 다스리는 방법을 배웠다. 수개월간 감각기관을 닫고 고요히 내면을 관조한 황제는 마음의 눈을 뜨게 된다. 황제는 자부선인으로부터 삼황내문이란 책을 전수받아 돌아온다.
황제의 신하 중에는 이미 마음의 눈을 뜬 이들이 많았다. 고대에 마음의 눈을 뜬 이들을 뇌공이라 불렀다. 황제의 신하 중에도 뇌공이 있었다. 뇌공은 특히 마음의 눈으로 약초의 약성을 알 수 있는 약초학의 전문가였다. 황제와 뇌공이 뜬 마음의 눈이란 지혜의 눈을 말한다.
사람에게는 눈이 두 개 있다, 이 눈을 통해 사물을 보고 인식한다. 사람의 감각기관중 눈이 가장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다고 한다.
눈은 분별과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우리의 느낌과 생각을 일으켜 끊임없이 분별심을 일으킨다. 우리는 삶이라는 과정에서 각자 자신의 앞을 보고 간다. 자신이 일하는 분야나 공부하는 분야 또는 관심 있는 분야 등을 보며 간다. 여기서 본다는 것은 생각하고 계획하고 추진한다는 의미도 들어있다. 육체의 두 눈은 이렇게 삶이라는 길에서 앞을 가늠하고 길을 볼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너무 앞만 보고 가거나 자신의 의지와 계획대로만 가려고 하면 에너지는 고갈된다. 욕심을 부리거나 자신의 생각대로만 너무 밀고 나가 눈에 에너지가 과잉이 되어 충혈되고 눈이 건조해지도 한다. 또 눈에 열이 가득 차 마음이 멀리 이르지 못해 조급해지고 화가 잘 나며 근시안적인 사고가 자꾸 고개를 든다.
봉사나 종교 활동 등 스스로 생각했을 때 좀 더 고귀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더라도 그 배후에는 자신의 계획대로 바라거나 무엇인가 이루려고 하는 마음이 도사리게 된다. 급기야 나중에는 눈에 여러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이와는 반대로 마음의 눈은 지혜의 눈이다. 양 눈 사이의 안쪽에서 작용한다고 하는 마음의 눈은 ‘천목’ 즉 ‘하늘의 눈’ 이라고도 한다. 이 눈은 육체의 눈과는 달리 밖과 앞이 아닌 자신의 내면을 성찰해야 떠 질수 있다고 한다. 지금 눈이 너무 피곤하거나 열이 나거나 건조하거나 또는 계속 충혈이 되어 있어 붉다면 너무 앞만 보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볼 일이다. 황제나 뇌공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눈은 편해지고 또 점차 마음의 눈도 깨어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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