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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07 19:03 수정 : 2005.10.07 19:03

“수산당국 사실상 사용공인…지금은 거의 안써”
검역항목도 매년 들쭉날쭉해 제2·3 파동 우려

“알았으면 안 썼죠. 양어 전문서적에도 나와 있고, 연수를 받을 때도 쓸 수 있다고 해 놓고 이제 와서 먹으면 죽을 것처럼 터뜨리면 어쩌란 말입니까?”

해양수산부가 국내 양식 송어·향어에서 발암물질인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다음 날인 7일 충북 충주호 주변에서 양식장을 하는 ㄷ수산 대표 윤아무개(54)씨는 “1988년부터 17년 동안 양식을 하면서 적은 양이지만 줄곧 써왔는데 느닷없이 발암물질이라니 일반인보다 우리가 더 충격”이라고 푸념했다. 청원군 남이면 ㅊ송어양식횟집 주아무개(35)씨는 “해마다 2차례씩 항생제 검출 검사를 하면서도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다가 느닷없이 발암물질이라고 하는 정부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 상주시 공성면에서 송어 양식을 하는 김아무개씨도 “말라카이트는 과거 일부 양어장에서 수정란이 부화할 때까지 알끼리 엉겨붙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했다”며 “우리도 예전에는 치어끼리 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썼지만 지금은 대용으로 나온 하이트라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상주시 인근에서 양어장을 겸한 송어횟집을 하는 채아무개(56)씨는 “우리처럼 횟집과 같이 있는 양어장에서는 수작업으로 하는 소금소독법을 쓴다”며 “우리도 같이 먹는 물고긴데 먹는 것 가지고 장난 안 친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양식업자들이 말라카이트 파동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는 것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말라카이트 사용이 이제까지 수산당국에 의해 사실상 공인돼 왔고, 지금은 일부 부화 단계에서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식업자들의 지적대로 말라카이트는 몇 년 전 수산과학원에서 발행된 수산기술지에서 물곰팡이 억제제로 소개됐다. 해양수산부 쪽도 이를 인정했다. 하지만 말라카이트가 농림부에서 지정한 포괄적 동물의약품이라서 안전성 검사대상이 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런 검사과정의 허점 때문에 말라카이트 파문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양식 수산물 안전성 검역항목은 매년 해수부에서 지정한다. 올해는 옥시테트린싸이클린 등 항생물질 4종류, 수은·납·카드뮴 등 중금속 3종류, 장염비브리오균 등 식중독균 3종류 등 모두 10가지 항목을 27종 어류 1306점의 표본을 수거해 조사했다. 그러나 말라카이트 등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

밀집 양식 과정에서 예측할 수 없는 문제가 생겨 어떤 물질을 쓸지 모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는 검사 대상으로 올릴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해수부 쪽은 밝혔다. 말라카이트가 대표적인 예라는 것이다.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 쪽은 “말라카이트 같은 약품은 업자들이 사용한다는 정보가 입수되고, 그 위해성이 검증돼야만 비로소 안정성 검사대상에 들어가 걸러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소비자의 건강과 이익을 기준으로 한 일관된 식품검역의 체계를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수산물 양식 단계는 해양수산부가, 유통단계에서는 보건복지부가 관장하는 식의 단절된 식품 관리체계로는 허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상주 충주 전주/박영률 오윤주 박임근, 정의길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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