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09 19:57
수정 : 2005.10.09 23:12
질병관리본부 예측
질병관리본부는 9일 ‘신종 전염병 위기관리훈련’ 결과 보고서를 내어 방역조처가 전혀 없이 조류독감과 같은 신종 전염병이 유행할 경우, 1552만3685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44만1107명이 숨질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방역조처가 하→중→상 3단계 중 하나에 속할 경우, 단계별 환자와 사망자 수는 각각 923만명·14만명, 606만명·11만명, 339만명·9만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했다. 이번 위기관리훈련은 지난 3월31일 보건복지부 등 재난 관련 정부부처 및 16개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 37개 기관이 참여했다.
허영주 역학조사과장은 “이번 위기관리훈련에서 신종 전염병의 치사율은 0.5~1%를 적용했다”며 “이는 1918년 크게 유행해 2500만명 이상 사망자를 낸 스페인독감의 치사율 2%와 100만여명을 숨지게 한 1968년 홍콩독감의 0.6%를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전염병의 전파력은 홍콩독감처럼 환자 1명이 4명한테 전염시키는 것으로 설정했다.
신종 전염병의 치사율과 전파력이 스페인독감과 홍콩독감 수준을 뛰어넘을 경우 사망자가 훨씬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안명옥 한나라당 의원은 이와 관련해 국정감사 자료를 내어 “정부가 예측한 최악의 신종 전염병 시나리오가 실제로 닥칠 것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향후 5개월 이내에 ‘타미플루’란 항바이러스제제를 최저 400만명분에서 최고 1600만명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미플루는 이제까지 개발된 항바이러스제제 가운데 유일하게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내성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에 대해 “타미플루는 예방백신도 아니고 조류독감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 증상을 완화하는 약”이라며 “시뮬레이션 결과 타미플루를 충분히 투약해도 조류독감의 전국적 확산을 1개월 가량만 지연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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