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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01 17:42 수정 : 2005.11.02 16:26

■ 전상일의 건강이야기

조류독감이 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조류독감 바이러스와 사람에게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결합하면 전 세계적으로 수 천만 명이 죽을 수 있다고 세계보건기구는 경고하고 있다.

조류독감은 아직 치료법이 없어 병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흔히 독감을 예방하려면 손을 자주 씻으라는 말을 한다. 아주 적절한 말이다.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손에 묻어 있다가 얼굴 등을 만지면서 입 또는 눈의 점막이나 체액과 닿으면서 감염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는 조류독감도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 최근 ‘항균비누’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바이러스성 질환인 감기 치료를 위해 항생제를 먹는 것과 같은 ‘엇박자’ 대응이다. 유행성 독감을 비롯한 대부분의 감기는 바이러스가 감염시키는데 항생제는 세균만 죽일 뿐, 이 바이러스는 퇴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일부 항균제품들은 광고에 ‘바이러스 사멸’이라는 문구까지 쓰고 있다.

게다가 항균비누가 일반비누보다 항균 효과가 뛰어나다는 근거도 없다. 올해 미국 식품의약안전청의 발표를 보면 일반비누와 항균비누의 항균 효과에는 아무 차이도 없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항균비누에는 ‘트리클로산’이라는 항생제 성분이 들어 있다. 트리클로산이 햇빛에 닿으면 다이옥신으로 변할 수 있고, 트리클로산에 오염된 물이 정수과정에서 ‘염소’와 만나면 독성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비누에 항생제 성분이 포함된다면 잦은 항생제 노출로 내성균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식당이나 공공시설이 아닌 일반 가정에서까지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 평소에 항균비누를 사용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미국 정부도 항균비누에 대해 조치를 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항균’이란 용어를 마케팅에서 너무 남발하는 느낌이다.

환경보건학 박사·환경과건강 대표(www.enh21.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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