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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8.09 06:40 수정 : 2017.08.09 06:40

수람선생의 먹기살기

여름엔 치맥(치킨에 맥주), 겨울엔 삼쏘(삼겹살에 소주)다. 왜 닭이고 돼지인가. 한국인의 유전자 속에는 여름엔 닭, 겨울엔 돼지를 최고로 치는 전래법이 빛바랜 우체국 소인처럼 남아 있다. 조선시대엔 소고기는 유통이 금지된 불법 음식이었으니 서민의 음식이 아니다. 물론 귀한 탓도 있었지만 여름에는 소가 풀만 먹는다고 해서 푿소라 부르며 보양식에서 제외했다. 한반도의 새벽은 돼지우리 지붕에 올라간 닭 울음소리로 시작되었다.

오행론에 따르면 목성인 닭은 같은 목성인 간을 돕는다. 여기에 목생화(木生火)라. 더위로 냉해진 속을 덥혀준다. 위가 약해 위암 발병률이 가장 높은 우리 체질에 닭은 특히 여름 건강을 돕는 보양원이다. 돼지는 수성이니 신장을 도와 ‘돼지고기를 먹어야 뒷심이 생긴다’고 했다. 또 수생목(水生木)이라. 목성인 간을 보한다. 해마다 보릿고개만 되면 누렇게 뜬 자식들의 얼굴을 보는 부모님들은 남모르는 눈물을 흘렸다. 황달은 영양실조와 간 건강의 지표다.

치킨과 맥주

맥주와 소주에도 음양의 이치가 감추어져 있다. 맥주의 주원료인 보리는 음에 속한다. 전통적으로 보리는 음 체질이 대부분인 우리가 음양의 조화에 따라 여름에 먹어야 할 식재료다. 양 체질이 대부분인 서양인들에게 맥주는 술이 아니라 음료다. 반면에 소주는 쌀, 보리, 밀 등 곡물을 발효 증류시킨 주정이 주원료다. 희석해 도수만 낮추었을 뿐, 만드는 방식은 서양의 위스키와 같다.

삼겹살과 소주

체질에 따라 맞는 술이 있다. 맥주나 와인 같은 낮은 도수의 술은 양 체질에 맞다. 혈액형으로 보아 O형·AB형인 사람이 양 체질이다. A형·B형 같은 음 체질의 경우 위스키 같은 독한 술이 맞다. 왜냐하면 양 체질은 독한 술에, 음 체질은 약한 술에만 중독이 되기 때문이다. 서양인들 중에 위스키 중독이 많은 것처럼, 음 체질이 대부분인 우리 할아버지들은 농사일을 하면서 새참으로 먹던 막걸리 중독이 많았다. 음 체질은 쉽게 취하지 않아 자신이 ‘술이 세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음 체질인 사람은 술 마실 때 얼음물을 함께 마시면 주독이 몸에 쌓여 큰 병을 부른다. 매운탕이나 아귀찜 같은 뜨겁고 매운 음식이 좋다. 양 체질인 사람들은 술을 마실 때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맥주를 마실 때는 약간 짭짤한 안주가 좋다.

♣H6s김인곤(수람기문 문주)

김인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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