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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9.06 06:53 수정 : 2017.09.06 06:53

수련, 지금 여기서(11)-무릎치기

사람의 몸으로 최대의 힘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마 발질(발차기)일 것이다. 회전력을 이용하거나 응축했던 힘을 직선으로 뻗어내면서 발등, 발앞축, 발날을 통해 이루어지는 타격은 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위력을 낼 수 있다. 하지만 그 수준까지 도달하기는 쉽지 않은데, 일상생활에서 어느 정도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손에 비해 상대적으로 둔감한 상태로 잠자고 있는 하체를 일깨워 정교한 움직임을 만들어내기까지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발질은 단순히 발 움직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신체기능 향상과 더불어 몸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갖게 해준다는 점에서 몸 수련의 기초가 된다. 하체 전반에 대한 ‘의식의 점령’이 한차례 이루어진 다음에는 정지된 자세를 취하거나 걸음을 걸을 때에도 내적인 깊이와 완성도가 달라지게 된다. 할 수만 있다면 한번쯤 발질의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좋겠지만 건강수행법의 관점에서 볼 때 현실적 어려움이 존재한다. 무술적 욕구가 낮은 사람에게 있어서 발질은 넘기 힘든 벽으로 다가올 수 있고, 의지가 있다 하더라도 이미 나이가 지나서(발질 수련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 적정기) 관심을 갖게 된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발질 수련의 고유한 효과를 어떻게 가져다줄 것인가?

무릎치기
 

 이에 대한 해답으로서 오늘의 주제인 무릎치기를 제안하려 한다. 무릎치기는 발질이 축약된 형태로 발질에서의 몸놀림을 거의 동일하게 익힐 수 있다. 걸음(보법) 연습의 측면에서 보자면 무릎치기는 발끝으로 타점에 메기려고 할 때 소모되는 에너지를 줄이고 흐트러짐을 방지하여 걸음의 연결성과 그로부터 빚어지는 몸놀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무릎으로 뭔가를 해보려고 마음 먹었을 때 당장 드는 느낌은 마치 도끼자루 길이를 절반으로 줄여서 장작을 패라고 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동작의 범위가 축소되고 움직임을 만들어낼 여지가 없어지니 무척 답답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나마 무릎치기로 힘을 낼 수 있는 익숙한 방식이라면 도약을 하면서 운동에너지를 무릎에 싣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오늘 우리가 해볼 무릎치기에서는 버티는 다리를 되려 오금질 할 것을 요구한다. 그런데 바로 그 제약된 환경에 놓였을 때 비로소 힘이 생성되는 뿌리 지점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대개 발차기를 처음 배우게 되면 타점에만 신경을 쏟게 되어 정작 힘이 발생되고 전달되는 과정을 놓치기 쉽다. 하지만 무릎에 의식을 잡아매고 움직이다 보면 버티는 다리의 미세한 움직임과 골반의 역할에 대해 보다 더 잘 집중하게 된다.

무릎치기

무릎치기

무릎치기

무릎치기

 

 무릎치기의 기본 요소는 매우 간단하며 손바닥을 무릎에 마주댄다는 원칙만 지키면 된다. 손바닥을 마주치느냐 마느냐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 무릎만 허공에서 이리저리 찔러댄다면 올바른 수련효과를 얻을 수 없다. 그렇다고 손바닥을 목표로 삼고 무릎으로 세게 치라는 뜻은 아니다. 손뼉을 마주치는 순간 몸과 마음의 중심선이 바로잡힌다는 원리가 손발의 경우로 확대된 것으로 이해하면 되는데, 무심코 마주대어도 접촉점이 몸의 중심선에 놓이게 되며 힘이 아랫배에 모이게 된다. 두 발을 팔자로 편안하게 벌리고 선 다음 아래 제시된 동작을 실시한다. 제자리에서 익숙해지면 점차 다른 보법에 결합시켜서 연습한다.

 ①안쪽: 한쪽 무릎을 들어 버티는 다리 허벅지 앞으로 넘겨 반대편 손바닥과 마주친다. 이 때 오금질을 하면서 무릎과 손바닥이 만나는 한 점을 향해 몸 전체가 모여드는 느낌으로 한다.

 ②바깥: 무릎을 먼저 안쪽으로 당기는 듯 하다가 바깥으로 크게 돌려 치는데 손바닥은 정면에서 바깥쪽으로 45도 선상에서 놓고 있다가 무릎의 바깥면에 마주친다(같은쪽 손). 무릎이 부딪혔을 때 딸깍 멈추지 말고 무릎이 손바닥을 치고 지나가도록 호쾌하게 외회전시킨다. 오금질은 움츠렸다가 약간 일어서는 듯한 느낌으로 하는데, 그렇다고 너무 경박하게 버티는 다리를 펴서는 안된다.

 ③찌르기: 무릎을 앞쪽으로 찔러넣으면서 같은 쪽 손으로 마주대는데 이 때 무릎이 위쪽을 향해 올려치는 모양이 되어서는 안되고 앞으로 찔러넣도록 버티는 다리의 오금질과 허리 놀림을 잘 조화시켜야 한다. 허리가 살짝 뒤로 젖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글 사진 동영상/육장근(전통무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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