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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9.28 22:18 수정 : 2017.09.28 22:25

생리대 등 666종·기저귀 10종 대상
휘발성유기화합물 10종 우선 검사
“최대 검출량도 해로운 영향 안미쳐”
유해성분 74종 농약류 검사는 빠져

30대 여성 “조사결과 믿어지지 않아”
여성단체 “단순 흡수율 측정으론 부족”

시중에서 판매하는 생리대를 하루 7.5개씩 한 달에 7일 동안 평생 사용하더라도 총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니라고 보건당국이 발표했다. 하지만 애초 문제를 제기했던 시민단체 쪽에서는 생리대가 인체 건강에 끼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유통 중인 생리대에 들어 있는 휘발성유기화합물 10종의 인체 위해성 평가를 한 결과, 성분이 검출되기는 했지만 검출량이 미미해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끼치는 수준은 아니라고 28일 밝혔다.

이번에 식약처가 조사한 제품은 2014년 이후 국내에 유통 중인 생리대와 팬티라이너 666종, 기저귀 10종이다. 84종의 휘발성유기화합물 가운데 생식에 문제를 나타내거나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벤젠·톨루엔 등 10종에 대해 우선 조사했다. 조사 결과 모두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지 않는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생리대를 초저온(-196도)으로 얼려 부순 뒤 고온(120도)으로 가열해 나온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측정해 분석했다. 지난 3월 생리대 위해성 문제를 제기한 김만구 강원대 교수팀의 경우 인체 온도에서 방출된 유기화합물 양을 측정했다. 식약처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의 검출 가능한 최대치를 뽑아내기 위해 120도까지 높여 추출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인체 위해성 평가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인체에 흡수되는 전신노출량과 독성 참고치를 평가했다. 전신노출량은 생리대를 하루 7.5개씩 한 달에 7일 동안 평생, 팬티라이너는 하루 3개씩 평생 쓰는 경우로 가정했다. 아울러 유기화합물이 100% 흡수된다는 최악의 조건을 가정해 조사했다. 식약처는 이번에 조사한 10종을 뺀 나머지 74종의 휘발성유기화합물도 전수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14종의 농약류 등에 대한 조사는 내년 5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아울러 환경부 및 질병관리본부 등과 협력해 역학조사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사용 원료, 제조공정 분석을 통해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업계와 함께 유기화합물의 양을 줄이는 가이드라인을 개발해 보급하기로 했다.

이번 식약처 조사 결과에 대해 여성들과 시민단체 쪽은 여전히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아무개(33·서울 마포구)씨는 “문제가 된 생리대를 쓴 뒤 생리량이나 생리기간이 변화가 생긴 것을 겪었고 주변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 이들이 많다”며 “식약처가 한 조사가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성환경연대는 이날 성명서를 내어 여성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잔류농약, 다이옥신, 내분비계 교란 물질에 대한 조사는 여전히 나오지 않아 이번 조사는 한계가 많으며, 생리대와 여성 질환의 상관관계를 밝히기 위한 역학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은 “만약 생리대가 남성이 사용하는 제품이었다면 현재와 같은 의혹 수준으로 갈 수 있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생리대에 든 휘발성유기화합물로 생리대 위해성을 다 밝힐 수 없으며, 조사위원회에 젠더 전문가가 참여해 생리대의 위해성에 대한 통합적인 역학조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송/박기용 기자,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최민영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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