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2.19 20:09
수정 : 2017.12.19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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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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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본 “사망 신생아 3명 시트로박터균 내성 유전자 염기서열 일치”
전문가 “신생아실에 드문 세균…병원내 수액·의료기기 오염 가능성”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 4명 중 3명의 혈액에서 모두 항생제 내성균 '시트로박터 프룬디'가 검출됨에 따라 병원 내부 감염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질병관리본부의 유전자 분석에서 각 균의 염기서열이 일치함에 따라 사실상 같은 감염원에서 전파됐다는 추측에 무게가 실린다. 전문가들은 유전자 분석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병원에서 수액이나 주삿바늘 등이 오염됐을 가능성을 높게 점쳐왔다. 이대목동병원은 복지부의 의료기관 평가에서 감염관리 분야 우수 인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향후 병원 내 감염이 확실한 것으로 결론이 날 경우 인증체계의 신뢰마저 흔들릴 전망이다. 19일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의료기관 평가인증현황 및 결과에 따르면 이대목동병원은 감염관리 분야 51개 조사항목 중 50개에서 '상'(上) 또는 '유'(有)를 받았다.
대부분의 세부 항목에서 감염관리가 기준 이상을 충족했거나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는 뜻이다.
나머지 1개 항목도 '중'(中)으로 평가받아 이대목동병원의 감염관리는 사실상 우수한 것으로 인증받았다. 복지부와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의료기관의 신뢰성과 인증참여 저하 등이 우려돼 해당 항목에 대한 세부 결과는 공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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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박터 프룬디. 위키미디어 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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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감염관리가 우수하다는 평가와는 달리 사망 신생아 4명 중 3명이 병원 내 감염으로 의심되자 의료계 안팎에서는 감염 경로와 감염원을 놓고 추측이 무성하다. 시트로박터균은 정상 성인의 장내에 존재하는 세균이지만 드물게 면역저하자에서 병원 감염으로 발생한다. 호흡기·비뇨기·혈액 등에 감염을 유발하며,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 토양, 음식, 동물이나 사람의 대장과 소장에서 흔히 발견될 수 있지만 사람 간 전파는 주로 환자, 의료진, 의료기구 등 의료 관련 감염으로 이뤄진다. 전문가들은 이 균이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나온 데 대해 의아스럽다는 반응이다.
이 균 자체가 성인 중환자실에서나 간혹 발견될 정도로 희소하기 때문이다.
한 대학병원 소아과 교수는 "시트로박터균은 소아에게 감염되면 수막염을 일으키거나 뇌세포에 손상을 줄 수 있다"면서 "역학조사를 통해 이 세균을 매개한 게 의료장비인지, 사람인지 등을 추가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소아과 교수는 "3명의 신생아가 동시에 같은 균에 감염됐다면 오염된 주삿바늘이나 수액 등의 병원 내 감염을 먼저 의심해볼 수 있다"면서 "다만, 동시다발적으로 4명이 한꺼번에 숨진 부분을 시트로박터균 감염만으로 설명하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감염원과 감염 경로에 대해 설왕설래하는 가운데 질본이 사망한 3명의 환아에서 검출된 시트로박터 프룬디의 내성 유전자 염기서열이 일치한 것으로 확인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균의 유전자 염기서열마저 일치한다면 병원 내에서 같은 감염원에 의해 감염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따라 이대목동병원 역시 병원 내 감염관리는 물론 신생아 중환자실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다만 질본은 사망한 3명 환아에서 검출된 균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모두 일치한다면서도 감염원과 감염경로가 동일하다고 단정하진 않았다. 현재 질본은 정확한 감염원 및 감염경로를 밝히기 위해 역학조사를 지속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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