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4.23 15:48
수정 : 2018.04.23 16:37
이대목동병원장 “상급 지정 자진 철회”
환자 안전 대책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정부의 현지 조사에서는 문제 드러나
신생아 중환자실 전담의사 기준 어겨
중환자실에 입원한 신생아들이 집단 사망한 사건이 생긴 이대목동병원이 상급종합병원 지정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상급종합병원은 암이나 중증질환 등 난이도가 높은 질환에 대한 진료를 하는 최고 등급의 의료기관으로 건강보험 진료비가 종합병원 등보다 높게 책정돼 있는 이점이 있으나, 이대목동병원은 더 이상 상급종합병원 자격을 유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는 지난해 12월 중순 4명의 신생아가 약 2시간 사이에 잇따라 숨진 사건이 생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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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대회의실에서 당시 정혜원 병원장(오른쪽 둘째) 등 관계자들이 전날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이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브리핑하기 전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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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인 이화의료원장은 23일 “환자 안전과 관련해 신뢰를 줘야 할 의료기관에서 4명의 아이가 사망한 데 대해 유족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신생아 중환자실 사망 사고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 지정 신청에 대해) 자진 신청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 의료원장은 또 “상급종합병원 지정보다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환자 안전 강화를 위한 종합개선대책을 철저하게 이행해 안전하고 신뢰받는 병원으로 거듭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대목동병원은 지난 9일 ‘환자안전을 위한 시설 및 시스템 전면 개편’, ‘감염관리 교육 및 연구 강화’, ‘환자안전 문화정착을 위한 사회공헌활동 강화’ 등을 담은 종합개선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과 관련해 정부는 지난해 연말 2018~2020년 상급종합병원 자격 결정에서 이대목동병원의 경우 자격 지정을 유보한 바 있다. 이후 지난 1월 보건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 위반 사항을 비롯한 현지 행정조사를 했으며, 그 결과를 지난 5일 이대목동병원에 사전 통보한 뒤 2주 동안 이의신청을 받았다. 이대목동병원은 의견제출 마감시한인 지난 18일까지 이의신청을 하지 않았다. 복지부의 현지 조사결과에서는 이대목동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지정요건의 하나인 ‘신생아 중환자실 전담전문의사 24시간 배치’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목동병원이 상급종합병원에서 빠지면서 2018~2020년 전국 상급종합병원 수는 43개에서 42개로 줄어들었다. 이대목동병원은 제1기(2012∼2014년)부터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돼 제2기(2015∼2017년)에도 그 지위를 유지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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