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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03 10:29 수정 : 2018.08.03 11:06

서울아산병원에서 일하다 설 연휴 선배를 만나고 돌아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박선욱 간호사를 추모하는 집회가 지난 3월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네거리에서 열려 바닥에 고인을 추모하는 조화가 놓여 있다.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이들은 한 목소리로 간호사 안 가혹행위인 `태움' 문화 근절을 촉구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서울아산병원, 신규 간호사 면접장에서 부적절한 질문 던져
행동하는간호사회 “학생과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하라” 성명
공동대책위, ‘서울아산병원 특별근로감독 촉구’ 서명운동
병원 관계자 “부적절한 질문…재발 방지 위해 노력”

서울아산병원에서 일하다 설 연휴 선배를 만나고 돌아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박선욱 간호사를 추모하는 집회가 지난 3월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네거리에서 열려 바닥에 고인을 추모하는 조화가 놓여 있다.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이들은 한 목소리로 간호사 안 가혹행위인 `태움' 문화 근절을 촉구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신규간호사 면접장에서 고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에 대해 부적절한 질문을 한 것으로 드러난 서울아산병원의 사과를 촉구하는 간호사들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면접장에서 일부 지원자에게 “올해 초 벌어진 ‘안타까운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힘든 신규 생활을 어떻게 버틸 것이냐” 등을 물었다. 또 고 박선욱 간호사와 같은 학교를 나온 지원자에겐 “학교 선배가 자살한 병원인데 왜 지원했느냐”, “주위에서 여기에 지원하는 걸 말리지 않았느냐”란 질문을 던졌다는 증언이 나왔다. (▶관련기사 : ‘태움’ 논란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면접서 ‘부적절한 질문’)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3일 성명을 내고 “고 박선욱 간호사의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해결할지 답변해야 하는 것은 서울아산병원이다. 그 질문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도 서울아산병원”이라며 “아산병원은 부적절한 질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즉각 해명하고 아산병원 대표자인 병원장은 학생들과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이어 “서울아산병원은 이제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을 죽음으로 몰고 간 가혹한 근무환경을 개선할 생각은 하지 않고 개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며 “이런 몰상식하고 적반하장격인 질문에 대해 대체 어떤 대답이 만점짜리 대답이냐”고 반문했다.

‘고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산재인정 및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일부터 서울아산병원의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공대위는 신규간호사 교육 미비, 태움(‘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으로 간호사 간 괴롭힘을 가리키는 은어), 장시간 노동 등 간호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는 간호사 개인이 아닌 병원을 바꿔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임을 강조했다.

공대위는 지난달 10일 서울아산병원을 고용노동부에 고발한 바 있다. 공대위 쪽은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병원 내 만연한 장시간 과로노동과 시간외 수당 미지급 실태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신규간호사 교육 시스템 △‘태움’ 등 직장 내 괴롭힘 방치 등에 대한 개선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공대위는 “서울아산병원은 직원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책임감 있는 자세로 대화에 나서기는커녕 병원 노동자들에게 고 박선욱 간호사가 예민한 성격이었고 죄책감에 스스로 자살한 거라고 입단속을 시켰다”라며 “로펌 ‘김앤장’을 선임하고 언론 플레이를 할 시간에 고 박선욱 간호사 유족을 만났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쪽은 면접장에서 이같은 질문이 나왔음을 인정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본디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간호대학 학생들의 의견을 묻고자 하는 취지였다. 본래 취지와 달리 병원에서도 부적절한 질문이었다고 판단한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발생한 고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은 병원 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으나 지난 3월 경찰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며 ‘혐의없음’으로 내사종결 처리했다. 하지만 박 간호사의 유족 쪽은 “(경찰이) 병원 쪽의 진술만 듣고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결론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하는 것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관련기사 : 박선욱 간호사 유족 “경찰, 서울아산병원 말만 듣고 내사종결”) 이후 간호사들은 4월 공대위를 꾸리고 추모집회, 국회 토론회, 병원 고발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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