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흠 한국의료지원재단 이사장(연세대 의대 명예교수)이 큰아버지인 유일한 박사의 이야기를 담은 책 <유일한 정신의 행로>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료지원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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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 유일한 박사 조카 유승흠 이사장
유승흠 한국의료지원재단 이사장(연세대 의대 명예교수)이 큰아버지인 유일한 박사의 이야기를 담은 책 <유일한 정신의 행로>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료지원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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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부 사상 올곧게 전달할 의도
미공개 희귀 사료·사진도 포함 “‘넌 내 손자’ 애정 각별하셨죠
백부 영향으로 예방 의학 전공”
연세대 퇴임 뒤 의료 공익활동 유 이사장은 1981년 존스홉킨스 보건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한 뒤에, 유한양행과 유한재단 이사, 유한학원의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유 이사장의 사촌 누나이자 유일한 박사의 딸인 유재라씨와도 각별한 사이였다. 유재라씨는 20여년 동안 유한재단 이사장을 맡아 활동하다가 1991년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처럼 유재라씨도 200억원의 재산을 재단에 기부했다. 유일한 박사는 1971년 세상을 떠나면서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대표적인 사례다. “상공인으로서, 항일운동 서북 지역 재정책임자로서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고, 북간도 연길에 길신여학교와 한인교회 설립을 주도했던 할아버지(유일한 박사 부친)의 영향이 컸다.” 책에는 지금까지 유일한과 관련해 소개되지 않았던 각종 사료와 사진을 실었다. 오랫동안 열과 성을 다해 모은 결과다. 유일한 박사가 1928년에 미국 보스턴의 어느 출판사 요청으로 기고해 책으로도 나온 자전 에세이 ‘한국에서의 어린 시절’도 번역해 처음 소개했다. 지난 2월 21일, 문재인 대통령은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유한대 졸업식에 참석했다. 유한대는 유일한 박사가 세운 전문대로, 기술 인력 양성을 위해 설립된 유한공업고등학교가 뿌리다. 문 대통령은 유 박사의 묘소를 참배하며 “기업은 개인이 아닌 사회의 것, 사원들의 것”이라고 했던 고인의 경영철학을 강조했다. “큰아버지는 국민보건운동 차원에서 국민에게 좋은 약을 공급해 건강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기생충, 영양결핍, 결핵약을 차례로 만들었던 건 단기적인 이익 추구보다 지금 국민을 위해 필요한 약이 뭘까를 먼저 생각했던 겁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기업을 경영한다는 의식이 강했죠. 이런 유일한 정신을 기업이나 학교, 경영자들이 잘 이어나갔으면 합니다.” 황예랑 기자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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