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4.22 12:00
수정 : 2019.04.22 12:00
건강증진개발원, 지난해 6~11월 180여개 작품 조사
인기 많은 텔레비전 드라마 절반에서 흡연 장면 등장
흡연장면 나온 드라마 모두 ‘15살 이상’ 청소년 시청가
영화나 웹툰에서도 각각 절반 이상씩 흡연 장면 나와
인기 많은 드라마·영화·웹툰의 절반 이상에서 담배와 흡연 장면이 나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흡연 장면이 나온 텔레비전 드라마는 모두 15살 이상 관람가로 청소년들이 시청할 수 있어 자칫 흡연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지난해 6~11월 주요 텔레비전 드라마·영화 등을 조사한 결과, 전체 180여개 작품 가운데 절반 이상에서 담배 또는 흡연 장면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텔레비전 드라마의 경우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종편), 케이블 등 각각 인기 많은 5작품씩을 선정해 조사했는데, 15작품 가운데 8작품에서 담배 등이 등장했다. 종류별로는 지상파가 가장 적어 5작품 가운데 1작품이었고, 종편은 80%, 케이블은 60%로 나타났다. 흡연장면이 나온 횟수는 지상파 드라마의 경우 평균 5회였고, 종편은 4회, 케이블은 14.3회로 나타났다.
영화에서는 조사 대상 125작품 가운데 63작품(50.4%)에서 담배 및 흡연 장면이 등장했다. 아동 및 청소년이 관람할 수 있는 전체 관람가 영화에서는 18작품 중 1작품으로 5.6%로 낮게 나타났지만, 12살 관람가 영화의 34.9%, 15살 관람가 영화에서는 68.6%로 높아졌다. 또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에서는 92.3%(13작품 중 12작품)에서 담배 및 흡연 장면이 등장했고, 21편의 영화에서는 담배상표를 쉽게 알아볼 수 있게 나왔다. 문제는 아동·청소년이 시청 가능한 전체관람가~15살 관람가 한국영화와 외국영화를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 영화는 같은 상영 등급의 외국 영화에 견줘 담배 및 흡연 장면이 등장하는 작품 비중 및 작품당 등장 횟수가 높았다는 것이다.
웹툰의 경우 조사 기간이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6월말까지로 네이버나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 연재된 42개 작품의 1537편을 조사했는데, 작품 수로는 21개 작품(50%), 편수로는 145편(9.4%)에서 담배 및 흡연 장면이 등장했다. 유튜브의 경우 지난해 7월 담배를 반복적으로 다루고 구독자가 1000명 이상인 11개 채널의 1612개 영상을 모두 조사한 결과, 72.7%(1172개) 영상에서 담배 및 흡연 장면이 등장했고 이 가운데 86%(1008개) 영상에서는 출연자가 직접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영기 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오락매체를 통해 담배 및 흡연 장면이 지속적으로 청소년에게 노출되면 청소년의 흡연시도 가능성이 높아지거나 흡연에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할 수 있다”며 “담배 및 흡연 장면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작자들의 협조가 필요하고 앞으로 시민단체 등과 협력해 오락매체가 청소년의 흡연을 조장하는 수단이 되지 않도록 사회적 자정 분위기를 형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