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12 12:09
수정 : 2019.08.12 13:53
정숙향·장은선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 319명 조사
간암 위험 인자 가진 환자들 대상으로 검진효과 분석
6개월마다 검진 받으면 간암 생겨도 조기에 발견하고
혈관 침범이나 간 외 장기 전이도 적은 것으로 나와
만성 간염 등 간암의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이 간암 조기검진을 받으면 간암이 걸린다고 해도 생존율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만성 간염 환자 등은 6개월마다 간 초음파 검사와 알파단백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12일 정숙향·장은선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이 병원에서 간암을 처음 진단받은 환자 319명을 대상으로 간암 선별검사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선별 검사가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를 통해 간암 환자의 생존율을 유의하게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9명의 간암 환자 중에는 간암을 진단받기 전 2년 동안 적어도 6개월 간격으로 두 번 이상 선별검사를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127명, 선별검사를 받아본 경험 없이 일반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환으로 검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간암을 진단받은 사람은 192명이었다.
간암이 처음 진단됐을 때 이 두 집단의 간암 진행정도를 분석한 결과, 선별검사를 받은 환자들의 경우에는 암 종양 크기가 평균 3㎝, 선별검사를 받지 않은 환자들은 평균 7㎝ 크기였다. 또 간암이 퍼져 주변 혈관을 침범한 비율은 선별검사 집단이 4.7%로 검사를 받지 않은 집단의 27.1%에 견줘 크게 낮았고, 간 외 장기에 암이 전이된 비율도 각각 2.4%와 13%로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선별검사의 효과가 있었지만 전체 환자 가운데 간암을 진단받기 이전에 제대로 선별검사를 받았던 비율은 39.8%에 불과했다. 선별검사를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선별검사를 받지 않았던 환자 가운데 49.5%는 검사가 필요한지를 몰랐다고 답했다. 또 선별검사를 받지 않은 이들의 39.6%는 필요성은 알고 있었음에도 시간이 없거나 비용이 부담된다는 이유로 검사를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장은선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간암 환자들의 선별검사에 대한 인식 및 수검률을 상세히 보여준 연구로, 선별검사를 통해 간암을 조기에 진단하여 장기적으로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이어 “간암은 다른 암에 견줘 위험인자가 확실한 편이기 때문에, 비(B)형 간염 보유자 및 환자, 시(C)형간염, 간경변증 등 위험 인자를 갖고 있다면 6개월 간격으로 복부초음파 및 간암표지자 검사 등 정기적인 선별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암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인 <대한암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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