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17 17:53
수정 : 2019.10.17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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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구 ㅈ병원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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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구 한 여성병원서 6일차 신생아 로타바이러스 감염
병원 “다른 아이들 설사 등 증상 없어서…” 일주일 지나서야 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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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구 ㅈ병원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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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구의 한 여성병원에서 신생아 9명이 장염을 유발하는 로타바이러스에 집단감염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 병원은 앞서 지난 7일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신생아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일주일이 지나서야 감염된 신생아들을 분리 조처해 병원의 늑장 조처로 감염이 확산됐다는 의혹이 나온다.
17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16일 중랑구에 있는 ㅈ병원 신생아실에 머물렀던 신생아 가운데 6명이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판정했다. 이후 경희대병원(2명)과 건국대병원(1명)도 ㅈ병원 신생아들이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판정했다. 로타바이러스는 감염 환자의 분변이나 구토물과 접촉하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 음식을 통해 감염되는데, 중증도의 발열과 구토, 설사 등을 일으킨다.
이 병원에서 신생아가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지난 7일 어느 부모가 해당 사실을 중랑구 보건소에 신고하면서부터다. 지난 6일 아기와 함께 ㅈ병원에서 퇴원한 엄마 ㄱ씨는 7일 한 인터넷 육아정보 카페에 ‘신생아(6일차) 로타바이러스 중랑구 산부인과에서 걸렸습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ㄱ씨는 이 글에서 “아이를 출산하고 둘째 날과 셋째 날 면회를 갔다가 기저귀에 설사 비슷한 게 묻어있어서 (병원에) 물어봤지만 배변에 문제가 없다는 대답만 들었다”며 “(하지만) 이후 다른 병원에서 로타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적었다. 같은 날 ㄱ씨의 남편은 이 사실을 중랑구 보건소에 신고했고, 보건소 쪽은 이튿날인 8일 ㅈ병원을 찾아 역학조사를 벌였다.
보건소 쪽이 신생아실에 있던 아기 24명 가운데 서울시 역학조사관(의사)이 감염이 의심된다고 판단한 7명을 대상으로 대변을 채취해 역학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 가운데 6명에게서 로타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 ㅈ병원에서 퇴원해 다른 병원에 입원한 2명과 보건소 조사 이후인 11일 새로 입원한 신생아 1명 등 모두 3명도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생아의 보호자들은 병원의 안일한 대응이 감염을 키웠다고 입을 모았다. 로타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은 신생아의 엄마 ㄴ씨는 <한겨레>에 “병원이 바이러스 감염을 확인하고도 계속 신생아실을 운영하고 새로 들어오는 아기들과 분리 조처도 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신생아 분리 조처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병원 쪽은 “최초 감염이 확인된 아이가 6일 퇴원을 했고 다른 아이들에게는 설사 등 증상이 없어서 직·간접적으로 입원기간이 중복되는 아이들을 분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못했다”고 해명했다. 중랑구 보건소는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인 지난 12일 양성 환아가 많을 것 같다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중간 분석 결과를 듣고 ㅈ병원에 신생아를 추가로 받지 말라고 통보했다.
권지담 김민제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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