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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1.08 14:39 수정 : 2019.01.08 15:03

경희대 누리집 갈무리.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육과정 개편 논란
“인문학 교육 축소 움직임” 학생 및 교수·강사 반발
후마니타스 쪽 “학생 역량 향상 위한 것”

경희대 누리집 갈무리.
경희대 교양교육 기관인 후마니타스칼리지가 일부 과목을 통폐합하고 오프라인 강의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인문학 강의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후마니타스칼리지는 인문 교양교육을 진행하는 경희대 산하 기관으로, ‘우리가 사는 세계’ ‘인간의 가치 탐색’ ‘빅뱅에서 문명까지’ 등 역사·철학 강의, ‘시민교육’이라는 사회참여형 수업, ‘배분이수’라는 분야별 교양 강의 등의 커리큘럼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두 필수 교과다. 경희대는 최근 대학들이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배출하겠다며 실용학문 중심으로 커리큘럼을 재편하고 있는 흐름과는 차별화된 방향으로 인문학 강의를 필수로 내세워 눈길을 끌어왔다. (▶관련기사: 실용이 대세? 경희대의 야심찬 ‘인문학 실험)

8일 후마니타스칼리지 쪽과 학생 및 교수·강사의 말을 종합하면, 이들 강의 가운데 간판 격인 ‘우리가 사는 세계’와 ‘시민교육’이 2019년 1학기부터 ‘세계와 시민’ 강의로 통폐합될 예정이다. 개편안을 짠 후마니타스 재도약 티에프(TF) 관계자는 “두 과목을 ‘세계와 시민’ 과목으로 재편해, 기본적 시민권 교육 속에서 글로벌 이슈 등을 다루도록 지도하려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배분이수 교양 강의 일부도 온·오프라인 통합 강의인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 방식으로 전환된다. 플립 러닝은 온라인으로 강의를 먼저 학습하고 강의실에서는 토론 등을 진행하는 수업 방식이다. 후마니타스 재도약 티에프 쪽은 “2019년 1학기부터 일부 배분이수 과목에 온·오프라인 강의를 반반 섞은 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의 필수과목인 ‘시민교육’ 수업 모습. 윤운식 기자
이런 개편 움직임에 경희대 교수와 강사, 학생들 일각에선 후마니타스 교과 전반이 구조조정되는 거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경희대의 한 교수는 “후마니타스칼리지에는 오래전부터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어왔다. 학교 입장에선 후마니타스칼리지가 항상 눈엣가시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경희대에서 시민교육을 강의했던 정치학자 채효정(49)씨도 “후마니타스의 교육과정 전반을 축소하는 행보”라며 “그간 여러 교양 과목이 사라져왔지만, 이번엔 필수과목까지 폐지되다시피 하는 것이다. 경희대 후마니타스만의 취지는 인문교양 등을 학생에게 체계적으로 교육하자는 것인데, 그런 노력이 모두 원점으로 돌아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후마니타스칼리지는 2015년 말 시간강사 40여명을 해고한 적이 있다. 경희대에 재학 중인 박아무개(22)씨는 “이번 개편은 단지 과목 몇개가 바뀌는 것을 넘어 핵심 교과의 통폐합과 온라인 강의화를 담고 있다”며 “인문학 중심의 후마니타스 교육과정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봐야 한다. 2016년께 후마니타스 강사들이 대량 해고되고, 이후 관련 강의 수가 줄어드는 흐름의 연속선상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덧붙였다. 경희대 정경대학 학생인 안아무개(23)씨는 “앞으로는 온라인 강의를 듣느라 교수에게 질문할 기회도 줄 것 같고 ‘우리가 사는 세계’ 같은 과목은 들을 수도 없게 됐다”며 “교과과정이 크게 바뀌는 바람에 학습권을 침해받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재도약 티에프 쪽은 학생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후마니타스칼리지 재도약 티에프 관계자는 “후마니타스 강좌가 8년가량 이어져 타성에 젖은 측면이 있었다”며 “이번 개편은 강의방식 등을 달리해 학생의 주도적 학습 역량을 길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교과목 축소 비판에 대해선 “‘우리가 사는 세계’와 ‘시민교육’은 이론 부분에서는 겹치는 내용이 많다”며 “시대 변화의 흐름에 맞춰 글로벌 의식을 길러줄 필요성도 있어 ‘세계와 시민’ 과목을 탄생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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