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06 16:58
수정 : 2019.03.0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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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산별노조·연맹 대표자, 수도권 지역본부장 등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유럽연합 통상장관의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촉구 서한 관련, 조속한 ILO 핵심협약 비준과 법제도개선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민주노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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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항의서한 공개 “결사의 자유, 단체교섭권 인정하라”
“4월 이전 실질 조처 없으면 다음 단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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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산별노조·연맹 대표자, 수도권 지역본부장 등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유럽연합 통상장관의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촉구 서한 관련, 조속한 ILO 핵심협약 비준과 법제도개선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민주노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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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지연 문제로 한국과 자유무역협정 분쟁 해결 절차를 진행 중인 유럽연합의 통상장관이 한국 정부에 “핵심협약 비준을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보내왔다. 6일 서한을 공개한 민주노총은 “민주노조를 고사시킬 궁리만 하는 경총은 ‘노조파괴법’ 요구를 철회해야 하며, 정부는 국제적 망신을 당하기 전에 핵심협약을 즉각 비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이 이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한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유럽연합 통상장관의 서한은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지난 4일 보내졌다. 서한에서 말름스트룀 장관은 “우리는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의 효과적 인정이라는 국제노동기구의 핵심 원칙을 한국 정부가 법과 관행을 통해 존중하기를 촉구한다”면서 “한국의 노사관계 제도를 국제노동기구의 원칙에 부합하도록 개정하고 아직 비준하지 않은 핵심협약을 비준하는 것 등은 중대한 국제적 차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우리가 제기한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 조처를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행 절차의 다음 단계(전문가 패널 회부)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유럽연합 쪽이 제시한 조처의 시한은 오는 4월9일 서울에서 열리는 8차 한·유럽연합 무역위원회 이전으로, 분쟁해결절차가 전문가 패널에 회부되는 경우 한국은 당사자인 양국과 제3국 전문가의 권고를 받게 된다. 유럽연합 내부에는 한국의 핵심협약 비준 문제로 자유무역협정 재개정까지 주장하는 강경파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은 이와 관련 “시대에 뒤떨어진 것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노동권을 행사하는 민주노총이 아닌, 협약비준을 안 한다고 버티며 오히려 협약에 역행해 법 개악을 주장하는 경총과 그들의 하수인”이라며 “유럽 노동조합도 아닌 정부 격인 유럽연합의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서한을 보내 한국 노동체제를 국제노동기구 협약과 일치시켜야 한다고 주문한 사실에 노조법 개악을 주장하는 경총과 더불어민주당은 어떻게 답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이날 민주노총의 총파업 현황과 관련해 2~4시간씩 파업하는 현대·기아차와 대우조선해양을 포함해 30여개 사업장에서 32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파업은 아니지만 다수 사업장에서 조합활동시간이나 연가를 활용하거나 노조 간부, 비번자들이 전국 13개 지역에서 벌이는 총파업 집회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민주노총은 이날 총파업·총력집회에 수도권 3천여명을 비롯, 전국 13개 지역에서 약 2만명이 참가해 노동법 개악 저지를 위한 투쟁을 벌였다고 밝혔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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