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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스타 ⑨ 김창금 축구담당 기자
두 다리의 힘이 기사의 힘“걸으면 기삿거리 쏟아집니다”
축구협회 투명화·학원스포츠 폭력등
굵직한 사안 짚어내 112. 한겨레신문 사옥 출입구인 2층에서부터 7층 편집국까지의 계단 수입니다. 매일매일 이 계단을 오르내린 저조차도 그 개수가 얼마인지 정확히 모르고 있었습니다. 아니, 아예 관심도 없었다고 해두겠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네요. 스포츠팀의 김창금(40) 기자. “걷는 것을 좋아해요. 엘리베이터보다는 계단을 뚜벅뚜벅 걷는 편이죠. 건강에도 좋고, 그 시간 동안 생각에 잠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죠.” 기사를 어떻게 써야 할까를 고민할 때도 그는 걷습니다. 걸으면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른다는 그는 회사 뒤 효창공원을 산책하며 아이디어를 갈무리합니다. 두 다리의 힘이 기사의 힘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는 1993년 <한겨레>에 입사한 뒤 사회부-편집부-문화부-국제부에서 실력을 갈고 닦았지만, 운동을 좋아하는 그의 종착역은 스포츠팀(당시 스포츠레저부)입니다. 운동을 좋아하는 그에 대한 배려일까요? 99년부터 현재까지 내리 8년째 이곳에 몸담고 있습니다. 그는 지금 축구, 골프, 테니스, 탁구, 체조, 아이스하키, 자동차경주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한겨레신문이 정치·경제·사회 등 굵직한 부문에서 강점이 있다고 여겨져 왔고, 스포츠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보여졌죠. 그러나 지금은 확실히 달라졌다고 말할 수 있어요. 관점과 전문성에서 뒤떨어지지 않고 축구나 야구, 농구에서 나름의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군소 종목에 대한 관심도 어느 언론사보다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말처럼, 현재 한겨레 스포츠팀은 ‘탄탄한 맨파워’를 자랑합니다. 7~10년 된 노련한 기자가 4명이나 돼 전문가 그룹이라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김경무 스포츠편집장은 축구, 권오상 차장은 야구, 이길우 선임기자는 골프와 농구 등에 정통하니까요. 스포츠팀의 ‘말뚝이’인 그 역시 그동안 굵직굵직한 기사들을 많이 써왔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2년간 줄곧 “정몽준 회장 중심의 대한축구협회가 비밀주의, 불투명 재정운영의 의혹이 있다”며 법인화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했고, 이런 여론 환기로 대한축구협회는 작년 법인으로 공식 출범했습니다. 2004년 아테네 장애인올림픽. 당시 공기소총 여자 금메달리스트 허명숙은 기초생활 수급대상자로 어려운 생활을 했습니다. 그가 금·은메달을 땄을 때 올림픽 연금 혜택은 애초 비장애인보다 적었던데다 연금을 받을 경우 기초생활 수급액 일부가 깎이는 불이익을 안게 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된장 은메달’이라는 기사를 썼고, 이후 장애인 기초생활 수급대상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고 메달연금을 받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그는 특히 학원 내 운동부에서 벌어지는 ‘폭력’에 대한 문제제기를 지속적으로 했습니다. 작년 7월에는 6차례에 걸쳐 ‘내 아이를 학교 운동부에 보내고 싶다’라는 주제로 학원 운동부의 폭력 문제를 정면에서 다뤘습니다. 이 기사 이후 대한체육회는 ‘선수보호위원회’를 구성하고, 교육부와 공동으로 ‘폭력지도자 삼진아웃제’를 실시하도록 유도했고요. 이달 그 연장선에서 ‘2006년 3월 체육대학은 아직도 병영’이라는 기사에서 충격적인 폭력·군기잡기로 신음하는 새내기들의 현실을 고발하는 기사를 써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스포츠가 마구 좋았고, 현장에서 깨어 있으려고 했고, 새로운 시각으로 기사를 쓰려고 했을 뿐이에요. 앞으로는 현장성 외에 전문성을 살려 깊이와 분석력, 전망 등에서 차별화된 기사를 쓰고 싶어요. 부끄럽지 않은 기자, 김창금이 될 겁니다.” 세계적인 축구스타를 직접 찾아가 인터뷰해 보고 싶다는 그는 10년째 한겨레 축구동호회 총무를 맡을 정도로 축구 마니아입니다. 축구를 직접 즐기며 기사도 쓰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인 셈이죠. 때문에 그의 축구 기사에는 깊이와 내공이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을 즐기면서 일도 하니까 행복합니다.” ‘2006 독일월드컵’이 100일도 남지 않은 상황인만큼 그의 관심은 온통 아드보카트호와 태극전사에 쏠려 있습니다. 월드컵 현장에서 직접 뛸 그의 마음 또한 설레긴 마찬가지입니다. “축구의 매력이 뭘까요?” 그는 “축구의 매력은 야구나 미식축구처럼 장비를 갖추지 않고 인간 몸뚱어리 그 자체와 공만으로 들판을 질주하는 것, 원초적인 인간에 다가서 있는 것 때문 아닐까요?” 이런 점 때문에 그는 개인적으로 브라질의 축구스타 호나우디뉴(FC바르셀로나)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신기에 가까운 드리블과 그라운드에서 항상 이를 드러내고 웃는 천진무구한 표정. 축구를 즐기는 그의 얼굴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깊이가 있고 중후해지는 것 같아서라네요. 축구의 매력이 ‘순수’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는 이탈리아 대표팀의 델 피에로(유벤투스)도 좋아합니다. “공격수이기에 상대방에 걸리고 치이고 쓰러지는 일이 많은데도 단 한번도 얼굴을 찡그리지 않는 그런 순수함이 좋아요.” 그래서일까요? 그 역시 ‘순수 김’으로 통합니다. 남자가, 그것도 기자가 눈물을 보이는 일은 거의 없는데, 그는 곧잘 눈물을 보입니다. 대표적 일화 하나. 2003년 5월 기자협회 축구대회 문화일보와의 8강전. 0 대 0으로 비겨 승부차기로 승부를 내야 했는데, 그가 1번 키커로 나섭니다. ‘노 골(No goal)’이었고, 그 결과 한겨레는 분패했습니다. 그날 그는 뒤풀이 장소에서 “잘 해보자”며 동료를 다독이다 감정에 북받쳐서 눈물을 보였다는 일화는 꽤 유명합니다. ‘순수’로 상징되는 그, 더 궁금하시다고요? <한겨레> 필진네트워크(http://wnetwork.hani.co.kr/window)에서 만나보세요~. 글 김미영/편집국 온라인뉴스팀 kimmy@hani.co.kr 사진 김태형/편집국 사진팀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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