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5일 최종선정 앞두고 주가 널뛰기
이틈타 주요주주들 시세 차익 ‘도덕적 해이’ ‘손안의 티브이’로 불리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사업자 접수가 끝나면서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 디엠비 사업자 컨소시엄에는 언론사는 물론 굴뚝 기업 등 300여개의 회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런 기대를 반영하듯 사업자 접수가 끝난 지난 14일, 주식시장은 요동쳤다. 주가가 ‘과열’ 조짐까지 보이자 금융당국은 물론 언론계에서도 디엠비 사업에 대한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 언론사들 대거 참여=방송위원회의 디엠비 사업자 접수마감 결과, 지상파와 비지상파를 합쳐 10개의 사업자 군이 지원했다. 신청법인을 보면, 언론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표〉 참조) 지상파 디엠비에는 〈한국방송〉 〈문화방송〉 〈에스비에스〉 〈교육방송〉 등 4개사가 신청했다. 비지상파 디엠비 사업자는 지난달 9개 사업자 군이 뛰어들었지만, 막판 합종연횡이 이뤄지면서 와이티엔디엠비·한국디엠비·국민디엠비플러스·유큐브미디어·디엠비코리아·케이엠엠비 등 6개로 압축됐다. 사업자는 심사위 심사를 거친 뒤, 오는 3월15일께 열릴 방송위원회 전체회의의 결정으로 지상파와 비지상파 각각 3개의 사업자가 확정된다. 심사위에는 학계·법조계·회계·방송기술계·시민단체가 추천한 13명의 전문가로 구성된다. ◇ 디엠비 주식 ‘널뛰기’=디엠비 사업자로 뛰어든 회사들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테마주’ 열풍을 넘어 ‘이상현상’까지 나타났다. 금융감독원도 지난 16일 〈와이티엔〉·모빌리언·지어소프트 등을 ‘이상급등 종목’으로 지정했다. 실제 〈와이티엔〉은 지난 15일까지 최근 5일간 주가가 75.72%나 올랐고, 모빌리언스는 60.55%, 지어소프트는 64.91%나 올랐다. 또 ‘디엠비 테마주’로 주가가 오르면서 주요주주들이 이 틈을 타 자사 주식을 팔아 시세차익을 남기기도 했다. 국민디엠비플러스 컨소시엄에 참여한 모빌리언스의 법인투자자인 넥스트벤처투자도 지난해말 주가가 오르자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8만9000주를 팔았다. 와이티엔디엠비의 컴텍코리아의 법인투자자인 넥소어는 지난해에 비해 주가가 2.5배 가까이 오른 지난달 4일부터 25일까지 16만3000주를 처분했다. ◇ 디엠비사업 황금알을 낳는 거위(?)=언론사들이 대거 사업에 뛰어들다 보니 대부분의 디엠비사업 보도도 낙관적인 전망들로 가득하다. 한 경제신문은 지난 14일 디엠비 사업자에 참여한 한 회사 사장의 ‘디엠비 서비스에 거는 기대’라는 칼럼까지 실었다. 언론들은 지난 90년부터 최근까지 케이블방송·디지털방송 등의 도입 때도 ‘대박’이라고 내다봤지만, 시장반응은 냉담했다. 디엠비 사업에 대해 신중론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김평호 단국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지난 90년부터 케이블텔레비전·위성방송·지상파방송의 디지털전환 등의 사례에서도 장밋빛 전망과는 다르게 나타났다”며 “디엠비의 장밋빛 그림은 정책 당국자들이 고려할 변수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17일 논평을 내어 “방송위는 사업자 선정 절차에서 사주나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사업자를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승경 기자 ya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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