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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17 18:44 수정 : 2005.02.17 18:44



조광명씨 논문서 조·중·동-재벌 혼맥 분석
‘그들만의 세계’ 구축돼 “언론 공공성 의심”

[3판]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거대신문들이 재벌과 맺은 혼맥관계를 분석한 논문이 나왔다. 지난해 1월 참여연대와 <문화방송> ‘피디수첩’이 30대 재벌 혼맥 조사를 벌인 적은 있지만, 언론사를 중심에 놓은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25일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는 조광명(41)씨는 ‘한국 언론 사주의 혼맥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신문사의 재정상태를 담보하는 것은 광고밖에 없기 때문에 혼맥은 신문사주와 재계 사이의 파이프라인 구실을 한다”고 주장했다.

조씨가 분석한 바로는, 이 ‘파이프라인’은 복잡하게 얽히고설키다가 결국엔 조·중·동을 한데 엮어주는 양상을 보인다. 조선일보의 경우 방씨 일가가 엘지그룹 허씨 가문과 사돈을 맺었으며 엘지에서 뻗어나간 혼맥을 통해 벽산그룹·박정희·김종필씨 등과 연결된다. 방일영 전 회장의 동생인 방우영 명예회장 일가는 태평양그룹과 사돈이며 건너건너 농심·동부그룹·삼양사 등과도 맥이 닿는다. 삼양사는 동아일보 김성수 일가와 형제집안이어서 결국 조선일보는 멀긴하지만 동아일보와 인척관계가 된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동아 김병관 전 명예회장의 아들이 삼성 이건희 회장의 딸과 결혼했는데, 이건희 회장은 중앙일보 초대회장인 홍진기씨의 사위이므로 결과적으로 조선은 중앙과도 연결된다.

중앙일보의 경우 홍진기 회장의 딸 홍라희씨가 삼성 이병철 창업주의 아들 이건희 회장과 결혼했다. 홍 회장의 둘째딸은 전 국무총리인 노신영 일가에 시집갔고 노 전 총리 아들은 현대그룹의 사위가 됐다. 현대의 혼맥은 김동조 전 외무장관 일가를 통해 엘지 허씨 일가에까지 이어진다. 허씨 집안은 조선 방상훈 사장과 사돈이기 때문에 중앙은 조선과 인척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중앙은 삼성 혼맥을 통해 동아와도 연결된다.

동아일보의 경우도 사돈을 맺은 기업에 다소 차이가 있을 뿐 조선·중앙 등의 ‘혼맥상’과 별반 다르지 않다. 출발점을 조·중·동 가운데 어디로 잡든 거대신문과 재계의 탄탄한 ‘혼맥 카르텔’이 쉽게 확인되는 것이다.

조씨는 “재벌과 혼맥을 맺다보면 언론은 대기업 중심의 정책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이 특소세 폐지, 법인세 인하 등을 주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호 언론개혁국민행동 공동대표는 “언론과 재계가 맺는 혼맥 자체를 비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그들만의 세계’가 구축되는데다 신문들이 사돈관계에 있는 기업의 간접지원까지 받다보면 기사의 공공성이 보장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김영인 기자 yi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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