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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23 19:15 수정 : 2005.02.23 19:15

문화방송 사장으로 내정된 최문순 전 문화방송 보도제작국 부장

‘인사쇄신’ 파고 넘어 콘텐츠 강화 힘쓸듯

22일 최문순 전 문화방송 보도제작국 부장이 차기 문화방송 사장으로 내정됐다. ‘임원 경험이 없는 노조위원장 출신 40대’인 최 내정자의 출현은 그 자체로 문화방송에 큰 충격이다. 나아가 그가 내놓을 개혁과제의 폭과 깊이에 따라 방송 및 언론계 전반의 구도와 관행에도 파란이 예상된다.

그의 등장이 문화방송의 고강도 ‘개혁’과 같은 의미라는 데 이론이 없다.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는 22일 밤 발표한 성명에서 “최 후보가 최고 경영자로 선임된 것은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그를 엠비시 개혁의 적임자로 판단한 결과”라고 밝혔다. 문화방송의 한 간부급 피디는 “그의 등장 자체가 엠비시 안에서 개혁이 당위가 되는 상황을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임금삭감·소팀제 예고
공영성·진보색 채울까

개혁은 크게 세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보수·수구화 논란에 휩싸이며 신뢰위기에 놓인 뉴스와 경쟁력을 잃은 드라마·예능 프로그램 등의 내용 쇄신이 화급하다는 견해가 많다. 최 내정자 스스로 지난해 11월 문화방송 뉴스의 보수화를 비판하는 11인 성명에 참여한 바 있다.

시스템 개혁 또한 당면 과제다. 최 내정자는 <한겨레>와 전화 인터뷰에서 특히 이 부분을 강조했다. 그는 “간부 1000명에 평사원 500명인 기형적 구조를 일 중심 구조로 바꾸겠다”며 그 해법으로 △단일호봉제 폐지 △대국 소팀제 △지방사 광역화 △비정규직의 일부 정규직화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10% 임금 삭감을 노조와 협의해 추진하겠다”며 “이를 위해 사장 임금을 먼저 20% 깎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방송보다 더 경영이 방만하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온 문화방송의 조직체계에 대개편을 예고한 것이다. 콘텐츠의 국외 마케팅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콘텐츠와 시스템 개혁 모두 결국엔 인적쇄신과 긴밀히 관련된다. 문화방송 내부에서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부분이다. 콘텐츠 약화의 책임규명과 시스템 개편에 따른 인사태풍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몇몇 40대 부장급의 본부장 발탁설이 오가는 데 더해, 200여명(전체직원 1450명)에 이르는 최 내정자의 선배그룹에선 “내일이 두렵다”는 반응까지 나타나고 있다.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한 듯 최 내정자는 “인적 쇄신에 대해선 좀더 고민이 필요하며, 지금으로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조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도 관심사다. 일부에선 최 내정자와 문화방송 노조의 ‘개혁 친화성’을 거론하며, 협력 가능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문화방송 차기 노조위원장 선거에 단독 출마한 김상훈 전국언론노조 사무처장은 최 내정자의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재임 때 정책실장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하지만 당장 임금 삭감과 조직 개편 등에선 노조와 마찰이 예상된다. 최 내정자는 “매우 곤란한 여건이 될 수도 있지만, 대화와 설득으로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그의 개혁 행보가 방송·언론계 전체에 몰고 올 파장도 관심거리다. 노조의 ‘반정연주’ 공세 속에 개혁피로 증세를 드러내는 한국방송엔 개혁 지속의 당위성에 힘이 실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 내정자는 “좀 창피하긴 하지만, 개혁은 한국방송처럼 하면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방송 전반의 공영적 색채와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진보적 의제 설정 또한 한층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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