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3.28 19:05
수정 : 2005.03.28 19:05
■ 지상파 DMB 사업자 선정
KBS, 날씨·교통등 데이터 채널 차별화
MBC, 지상파 재전송-신규 콘텐츠 50:50
SBS, 선정과정 논란 의식 공익성 강조
지난 1월 시범방송에 들어간 위성 디엠비(이동멀티미디어방송)에 이어 지상파 디엠비 사업자가 28일 선정됨에 따라 이르면 5월 중순부터 수도권에서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다. ‘내 손 안의 티브이’로 불리는 디엠비 서비스의 본격화로 ‘혼자’ 이동 중에 휴대용 단말기로 티브이를 보는 식으로 매체 소비 유형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시청자들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채널을 통해 24시간 방송을 볼 수 있고, 비디오, 오디오, 데이터 방송 등 쌍방향성 멀티미디어 서비스까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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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본관 로비에 꾸며진 DMB 체험관. 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신개념 멀티미디어 이동 방송 서비스인 DMB는 고화질의 영상과 CD수준의 음악을 이동 중에도 언제 어디서나 감상할 수 있다. 정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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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엠비는 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첫 시도라는 점에서 ‘방송의 혁명’이라고까지 불린다. 다른 나라에서도 아직까지 디엠비가 활성화되지 않아 한국의 실험은 여러가지 의미를 지닌다. 학자들 사이에 이번 기회에 디엠비의 세계 기술표준을 만들자는 주장까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상파 디엠비는 △기존의 지상파 티브이 재전송 △넓은 서비스 지역 △무료 서비스 등의 장점 때문에 서비스 범위가 빠른 속도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점은 특히 경쟁 매체인 위성디엠비에 비해 유리한 조건이다. 에스케이텔레콤과 일본 도시바가 합작한 위성디엠비 사업자인 티유미디어는 5월 중순께 비디오 채널과 오디오 채널을 각각 12개와 22개로 늘려 본격적인 상용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가입비 2만원과 월정료 1만3000원을 받는데다, 지상파 재전송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티유미디어 쪽은 이 때문에 “지상파 디엠비에 유리한 비대칭 경쟁을 막기 위해선 위성디엠비의 지상파 재전송을 허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 방송위가 4월 중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관심사다.
지상파 디엠비 사업자들은 기존 지상파 프로그램을 재전송하되, 본방송이 없는 시간대를 공략하는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티브이말고도 라디오와 데이터 채널을 직접 또는 임대 운영하는 형식으로 매체의 장벽 또한 허물고 있다.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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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이효성 방송위 부위원장(가운데)이 지상파 디엠비 사업자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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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은 자체 채널을 통해 1텔레비전을 재전송함은 물론 비지상파군 사업자로 선정된 케이엠엠비를 통해 2텔레비전도 8시간씩 재전송하게 된다. 한국방송은 디엠비에 맞게 20∼30분 단위의 신규 콘텐츠 개발과 함께 데이터 채널의 차별화를 고민하고 있다. 김혁 한국방송 디엠비추진팀 피디는 “7월1일부터 가동되는 데이터 채널은 날씨, 교통, 생활 등 실용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제공하고, 데이터 서비스에 대가성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차별적으로 유료화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방송>은 장기적으로 지상파 재전송과 신규 콘텐츠를 50 대 50이 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김호경 문화방송 디엠비팀장은 “기존 콘텐츠를 재전송하는 비율이 텔레비전은 72%, 라디오는 60%”라며 “라디오의 경우 주로 95.5㎒에서 콘텐츠를 받아 쓰고, 나머지 40%는 신규 프로로 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스비에스>는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디엠비의 공영성 논란을 의식한 듯 상업성보다는 공익성을 한층 강조하고 있다. 출근과 점심, 퇴근 시간대를 특화해 <사랑해요 우리말> <장애인을 가족처럼> <수도권 탐험> 등 공익성에 기반을 둔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최영범 에스비에스 정책팀장은 “이동간에 유용한 정보 제공을 위해 뉴스를 수시로 편성해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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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일 지상파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 사업자가 선정되면서 업체마다 DMB폰 출시 움직임이 활발해진 가운데 삼성전자(왼쪽)와 LG전자(오른족)가 출시 예정인 지상파DMB폰.(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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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서비스 시작까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유료인 위성 디엠비와 달리 ‘무료 보편적인 매체’가 되기 위해서는 차별적인 콘텐츠는 물론 당장 음영지역 해소를 위한 중계기 설치와 수익성이 관건이다. 유료화 논의까지 불러일으켰던 중계기 설치를 위해 전문가들 사이에선 방송발전기금이나 정보화촉진기금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 또 현재 정해진 광고료만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광고 단가 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장기적인 수익 전망은 엇갈리는 편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지난해 12월 공개한 ‘디엠비 시장동향’에서 지상파 디엠비가 2010년 1026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위성(431만명)을 압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광고 수주규모에서는 연구원은 6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나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조사에서는 1천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손원제 이승경 김영인 기자
ya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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