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6.01 18:30
수정 : 2005.06.0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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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설츠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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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기회로 활용하라. 신뢰가 최고의 자산이다.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신문협회 제58차 총회 부설 토론회는 급변하는 매체 환경 속에서 신문의 생존전략을 어떻게 짤 것이냐가 핵심 논제였다. 발제자로 나선 아서 설츠버거 미국 <뉴욕타임스> 회장과 스기타 료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사장 모두 위기를 돌파할 해법으로 앞의 두 가지를 지목했다.
설츠버거 회장은 “다매체 환경을 맞아 매스미디어라는 로마제국은 분열돼 봉건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다른 매체들이 혁신을 거듭하는데 신문만 제자리를 지키고 있어선 안된다”고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변화의 방향에선 두 가지를 역설했다.
인터넷의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활용이 그 하나였다. 그는 “종이신문이 2040년께 사라지리라는 건 헛소리에 불과하다”며 “인터넷이 신문시장을 잠식하는 게 아니라 신문사에 뉴스를 전달하는 새로운 매체가 추가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인터넷의 약진에 맥놓고 물러서 있을 게 아니라 인터넷을 뉴스의 새로운 전달 경로로 포섭하고 수익 창출의 원천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온라인에서 <뉴욕타임스>의 일부 인기 칼럼 등을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등의 자매지 콘텐츠와 패키지로 묶어 1달 5달러, 1년 50달러로 유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털사이트에 대해선 신문의 인터넷 활용에 무익할 뿐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야후나 구글 같은 포털사이트를 통한 접속자들은 포털에 연계된 기사만 보고 나갈 뿐, 소스를 확인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특정 신문 사이트를 선택해 접속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신문의 기본적 가치재화는 신뢰임을 지적했다. “신문의 차별화 요소인 신뢰성을 통해 독자의 충성도와 장기적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종이신문의 생명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온라인에서의 가치실현 또한 확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를 위해선 진실보도를 해야 한다”며 <뉴욕타임스>는 △오보 방지 프로그램 가동 △익명보도 최소화 △표절 방지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개선방안을 실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스기타 료키 사장의 진단 또한 다르지 않았다. 그는 “인터넷의 발달에 따라 기존 종이신문 이용자의 상당수는 새로운 전자적 전송방식의 매체로 옮겨갈 수 있지만, 그렇다고 신문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정보기술과 결합한 신문’이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대중신문이 감당하기 힘든 개개 독자의 분화된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정보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이신문에 싣지 못한 통계치를 미래에는 개별 고객에게 인터넷을 통해 유료로 전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사례를 들었다. 그는 또 “온라인과 블로그 확산으로 독자들은 그들이 어떤 미디어와 정보를 선택할지 고심하게 됐다”며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미디어가 큰 가치를 발휘할 것”이라고 신문의 신뢰 확보를 강조했다.
한편, 세계신문협회는 이날 토론회와 함께 정기총회를 열고 나흘 동안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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