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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23 18:02 수정 : 2005.06.23 18:02

① ‘유에스에이투데이닷컴’ 간부들의 비디오와 인터넷 뉴스보도 접목에 대한 특별회의 ② ‘워싱턴포스트닷컴’에 있는 미니방송스튜디오의 하나 ③ 미국 뉴욕의 지하철에서 한 여성이 무료신문을 읽고 있는 모습



신문광고·인터넷투자 ‘두 발등에 불’

인터넷 콘텐츠 유료화엔 전문가들 비관적
온라인광장 성장 뚜렷…비디어 콘텐츠 짭짤
부수유지도 골몰…요약본·무료신문 내기도


인내심과 두둑한 주머니.

최근 미국 현지에서 만난 대형 언론사 간부들이 하는 말이다. 뉴미디어 시대를 헤쳐나가려면 새로운 수익 모델이 만들어질 때까지 고통을 견디며 기다려야 하고, 그때까지 버티려면 자본력이 뒷받침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뉴미디어 시대는 콘텐츠의 변화 못잖게, 수익모델의 창출도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신문 독자 감소는 곧바로 광고수익의 축소로 이어지고 있지만, 자주 거론되는 인터넷 유료화는 새 수익모델이 될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다. <뉴욕타임스>는 오는 9월부터 ‘타임스셀렉트’라는 이름으로 1년에 49.95달러를 내야 뉴욕타임스, <타임>,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의 사설, 칼럼과 자료검색 등을 할 수 있게 바꿀 계획이다. 통신사인 <에이피>도 내년 1월부터 인터넷 웹사이트 콘텐츠를 유료화하겠다고 지난 4월 선언했다.

‘뉴욕타임스’등 인터넷 유료화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관적이다. 조디 브래넌 <유에스에이투데이닷컴> 책임 프로듀서는 “인터넷의 공짜 콘텐츠에 익숙한 이들에게 어느날부터 ‘가격표’를 붙인다면 사용자들은 콧방귀를 뀌면서 다른 곳으로 떠날 것”이라며 “온라인 광고수익을 내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짐 브래디 <워싱턴포스트닷컴> 편집장도 “아직 유료화를 신경쓸 때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연간 79달러의 온라인 구독료를 받고 있지만, 경제 전문지의 특수성 때문에 가능하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도 지난 1996년 인터넷 해외독자에 한해 월 35달러의 구독료를 물렸다가 결국 철회하고 말았다.

인터넷 유료화 모델이 미지수라면, 온라인 광고는 수익모델로 전망이 훨씬 밝다. 플로리다 2대 일간지인 <올랜도센티널>은 인터넷 광고로 한 달에 100만~150만달러의 광고수익을 내고 있다. 앤서니 무어 온라인 편집장은 “이제 수익을 내기 시작했고, 이달치 광고는 벌써 다 팔려나갔다”며 “인터넷 이용은 무료지만, 회원들의 정보를 이용한 표적 마케팅에 광고주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에 광고를 싣는 기업들이 모인 인터랙티브광고협회(IAB)는 미국의 2004년 인터넷 광고지출이 96억달러로, 지난해보다 33%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또, 올해는 127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워드 핀버거 <포인터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인터넷은 지금 당장 큰 돈이 되지 않지만 언젠가는 돈이 될 것”이라며 “지금 온라인에 투자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지적했다.

미 온라인광고 1년 33% 성장

주요 수익모델로 삼기는 어렵지만, 신문사가 비디오로 만든 콘텐츠도 수익을 낳고 있다. 최근 <유에스에이투데이닷컴> 간부 회의에서 “지난해 온라인 비디오 수익이 3600달러에 그쳤다”고 보고됐을 때, 편집 간부들은 코웃음을 쳤다. 하지만 “올해는 1분기에만 4만6천달러에 이르렀다. 2004년 7월 미국 초고속인터넷 이용자가 2천만명으로 전화모뎀 접속자 1300만명을 넘어섰다. 2009년 1억800만명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광고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는 분석에 이르자, 편집 간부들의 표정은 희망으로 바뀌었다.

방송용으로 따로 만든 비디오 콘텐츠도 돈이 되고 있다. 플로리다 지역방송인 <웨시>, <채널13>에 스포츠·요리·자동차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공동제작하는 <올랜도센티널>도 수익을 내고 있다. 지역채널의 방송시간을 빌리는 비용으로 1억원, 프로그램 제작에 2억원이나 들지만, 광고수익이 5억원이어서 월 3억원의 수익을 남기는 식이다. 라디오로도 월 2억여원의 수익을 낳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광고시장의 성장에도, 신문사들은 신문 부수 유지를 포기할 수 없다. 여전히 절대적 광고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캘리포니아주 <머큐리뉴스>를 찾았을 때, 스티븐 라이트 인터넷 담당 부국장의 책상에는 <제루오라>라는 브라질 일간지가 놓여 있었다. 그는 “최근 독자가 크게 늘고 있는 제루오라의 관계자를 만나 그 비법을 들었다”며 독자 유지에 고민하고 있음을 전했다.

대책의 하나로 머큐리뉴스는 조만간 ‘5분 머큐리뉴스’라는 약 10쪽짜리 신문 요약본을 만들어 뿌릴 계획이다. “신문을 멀리하는 젊은층과 머큐리뉴스 사이의 징검다리 구실을 하도록 하겠다”는 게 이 실험의 취지다. 컬럼비아대 언론비평 전문지 <저널리즘 리뷰> 마이크 호잇 편집장은 “지금은 신문광고를 통한 수익모델을 포기해서도 안 되고, 인터넷 등 뉴미디어에 투자하지 않아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무료신문의 위협에 대응해 <익스프레스>라는 무료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짐 브래디 <워싱턴포스트닷컴> 편집장은 “신문에 악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젊은층을 신문으로 끌어들이는 이동매체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기대대로 굴러갈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워싱턴포스트가 ‘제 살 깎아먹기’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무료신문을 내는 이유다.

“나도 뾰족한 새 수익모델을 모르겠다”는 마이크 호잇 편집장은 마케팅 못잖게 적극적 홍보를 강조했다. 그는 “신문이 없으면 민주주의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점을 설득해야 하는데, 신문은 지금 죽을 때까지 화살만 맞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신문, 죽을 때까지 화살 맞는 꼴

수익모델이 “여전히 보잘 것 없고 안정적이지 않다”고 따져묻는 기자에게 조디 브래넌 책임프로듀서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고, 어떤 수익모델을 만들어낼지 모른다. 인내력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거대 신문그룹과 같은 두둑한 주머니가 필요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브루스 쿤 <나이트리더 디지털> 편집장도 “수익모델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수십개의 언론사를 거느리고 있는 미국 언론그룹은 든든한 자본력이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미국 거대언론의 고민도 한국언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저 주머니가 훨씬 더 두둑하다는 차이말고는. 뉴욕 워싱턴 산호세/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수익모델? 모른다! 5~10년 기다려야”

브루스 쿤 ‘나이트리더 디지털’ 편집장

“수익모델은 모른다. 하지만 변해야 한다.”

브루스 쿤 <나이트리더 디지털> 편집장의 말이다. 미국 전역에서 31개 일간지를 발행하는 미국 2대 신문그룹 <나이트리더>의 웹사이트들을 총괄하는 책임자의 말치고 “수익모델을 모른다”는 ‘고백’은 뜻밖이다. 그의 어법은 전통 미디어들이 뉴미디어 시대에 맞닥뜨린 변화의 현실조건과 당위 사이의 아득한 거리를 담은 듯하다.

쿤 편집장은 “신문 광고수익은 아직 많지만, 신문은 이미 수많은 전달 방식의 하나가 됐으며, 머잖아 ‘죽은(dead)’ 방식이 될 것”이라며 “그때 가면 더는 독자를 만족시킬 수도 없고 수익을 낼 수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면 새로운 뉴스 전달 방식과 수익 창출 방식을 찾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는 “신문사들이 인터넷으로 돈을 벌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수익모델을 제시하려면 아직 5~10년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새 수익모델은 지금 이용자들이 뉴스를 어떻게 소비하는지 관찰하면서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야에는 아직 수익모델이 들어오지 않았지만, 희망의 근거 또한 뉴미디어 환경에 있었다. 그는 “온라인은 아직 신문보다 매출액이 적지만 분명한 점은 수익이 늘고 있다는 것”이라며 “신문이 더 많은 일을 하려면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한 것과 달리 디지털 미디어는 같은 사람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어서 그만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에 기반한 소규모 언론사가 인지도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는 사례를 들며, “뉴미디어 세상에서는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이들이 돈을 얼마 안 들이고 급성장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야후 등 대형 포털사이트의 위협에도 그는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는 미국 대형 신문그룹인 <나이트리더>, <가넷컴퍼니>, <트리뷴컴퍼니> 등이 지난 2002년 함께 만든 뉴스전문 포털 <토픽스넷>을 예로 들었다. 그는 “신문사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기자들을 활용해 야후 등이 결코 해낼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고, 가능성도 크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정보를 취합하고, 핵심 관계자를 인터뷰하고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배달’하는 역할은 프로인 기자와 언론매체만 할 수 있다. 우리가 이 사회에 하고 있는 역할을 설득하고, 우리 모두 수익모델을 찾아야 한다.” 쿤 편집장은 기자에게 “그 수익모델이 무엇인지 알아내면 부디 나한테도 가르쳐 달라”고 말했다. 산호세/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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