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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29 17:42 수정 : 2005.07.29 17:46

한겨레 제2창간

재벌과 혼맥 얽혀 끈끈…몇다리만 건너면 조-중-동 ‘혈맥 카르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사주 집안은 재벌과 혼맥으로 끈끈하게 얽혀 있다.

올해 초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조광명씨는 ‘한국 언론 사주의 혼맥에 관한 연구’란 논문에서 “혼맥은 신문사주와 재계 사이의 파이프라인 구실을 한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이 ‘파이프라인’은 복잡하게 얽히고설키다가 결국엔 조·중·동을 한데 엮어준다. 조선일보의 경우 방씨 일가가 엘지그룹 허씨 가문과 사돈을 맺었으며, 엘지에서 뻗어나간 혼맥을 통해 벽산그룹·박정희·김종필씨 등과 연결된다. 방일영 전 회장의 동생인 방우영 명예회장 일가는 태평양그룹과 사돈이며 건너건너 농심·동부그룹·삼양사 등과도 맥이 닿는다. 삼양사는 동아일보 김성수 일가와 형제 집안이어서 결국 조선일보는 멀긴 하지만 동아일보와 인척관계가 된다. 또 동아 김병관 전 명예회장의 아들이 삼성 이건희 회장의 딸과 결혼했는데, 이건희 회장은 중앙일보 초대 회장인 홍진기씨의 사위이므로 결과적으로 조선은 중앙과도 연결된다.

중앙일보의 경우 홍진기 회장의 딸 홍라희씨가 삼성 이병철 창업주의 아들 이건희 회장과 결혼했다. 홍 회장의 둘째딸은 전 국무총리인 노신영 일가에 시집갔고, 노 전 총리 아들은 현대그룹의 사위가 됐다. 현대의 혼맥은 김동조 전 외무장관 일가를 통해 엘지 허씨 일가에까지 이어진다. 허씨 집안은 조선 방상훈 사장과 사돈이기 때문에 중앙은 조선과 인척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중앙은 삼성 혼맥을 통해 동아와도 연결된다.

동아일보의 경우도 사돈을 맺은 기업에 다소 차이가 있을 뿐 조선·중앙 등의 ‘혼맥상’과 별반 다르지 않다. 출발점을 조·중·동 가운데 어디로 잡든 거대신문과 재계의 탄탄한 ‘혼맥 카르텔’이 쉽게 확인되는 것이다.

언론과 재계가 맺는 혼맥 자체를 비판하기는 어렵지만 ‘그들만의 세계’가 구축되는데다 신문들이 사돈관계에 있는 기업의 간접지원까지 받다 보면 기사의 공공성이 흔들릴 수 있다. 족벌신문들이 친자본적인 보도 성향을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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