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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09 18:36 수정 : 2005.08.09 18:38

“반민족 신문 뿌리뽑겠다” 신성국 신부

“반민족 신문 뿌리뽑겠다”

해마다 광복절이면 충북 옥천은 ‘언론 해방구’가 된다. 전국에서 언론 개혁을 바라는 시민들이 8월14~15일 옥천에 모여 언론 문화 축제를 열기 때문이다.

옥천 언론 축제는 2000년 8월1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옥천 주민 33명은 <향수>의 정지용 시인 동상 앞에서 ‘<조선일보> 바로 보기 옥천 시민모임’(조선바보)을 만들고 언론 개혁 운동의 횃불을 들었다. 옥천에서의 새로운 흐름에 개혁세력의 시선이 쏠리기 시작했다. 언론개혁을 열망하는 사람들은 이같은 역사적 사건을 기념해 2003년부터 언론 문화제를 열고 있다.

‘언론개혁성지’ 서 14∼15일 시민 참여 축제
“충북을 조선일보 없는 제2의 옥천 만들 것”

이번 문화제는 옥천 출신 언론인으로 1970년대 언론자유운동의 구심점이자 한겨레신문 탄생의 주역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고 송건호 선생의 기념사업회(공동대표 조만희·송윤섭),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충북(조아충북) 등이 중심이 되서 치르게 된다.

‘조아충북’ 신성국(45·청주시 영운동성당 신부·사진) 대표는 “조선일보 안보기 운동을 시작한 옥천은 언론 개혁의 성지가 됐다”며 “이번 문화제는 옥천을 넘어 전국 곳곳에서 조선일보의 뿌리를 뽑고 새로운 언론 문화를 뿌리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이런 뜻에서 조선일보 안보기 전국 운동의 불을 지필 ‘제2의 옥천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2000년 8월15일 33명의 옥천 주민 선언에 이어 충북지역 333명의 인사가 참여하는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충북’ 출정식을 준비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신 대표는 “옥천이 친일 반민족 신문 조선일보보다 <한겨레>를 더 많이 보는 기적을 만들었듯이 충북을 제2의 옥천으로 키울 생각”이라며 “충북에서 기적이 일어나면 자연스레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 등은 시민을 참여시켜 언론 개혁 의지를 다지는 문화제도 계획하고 있다. 신 대표가 소개한 몇몇 행사 가운데 조선일보 장례 행위극이 눈에 띈다.


행사를 마련한 이와 시민들이 상복을 입고 숨진 조선일보를 실은 상여를 메고 장례 행렬에 참석하지만 여느 장례식과 달리 축제 형식으로 진행된다.

신 대표는 “조선일보의 사망이 곧 새로운 언론 문화의 시작을 알리기 때문에 조선일보의 사망은 ‘호상’”이라며 “곡도 ‘아이고, 아이고’ 대신 ‘아이고 좋아라, 아이고 좋아라’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화장식에 이어 40개의 천막 안에서는 각계 각층의 인사가 참여하는 언론 난장이 벌어진다. 신학림 전국언론노조위원장,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김원웅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 등 33명이 천막 곳곳에 들어가 시민들과 언론 개혁을 토론한다.

15일 아침에는 고 송건호 선생의 생가와 옥천 출신 정지용 시인의 생가를 순례하고 옥천장 구경도 한다. 옥천장에서는 서예가 김성장(46)씨가 간판을 쓴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순대국집,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찜질방,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라이브 카페 등을 구경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송건호 선생 추모 사진전, 조선일보 반민족 기사 전시회, 전국 지역신문 총집합전, 김성장 깃발 서예전, 걸개 그림전 등이 열린다.

신 대표는 “시민들을 모으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문화제를 여는 것은 언론 개혁도 시민들의 일상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라며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옥천이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한국으로 승화하도록 시민과 함께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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