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기 <한겨레> 대표이사(오른쪽)와 배경록 주주배가추진단장이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신문을 나눠주면서 구독을 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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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창간] 독자와 주주가 함께하는 구독권유 운동
어찌보면 참 뻔뻔한 신문사입니다. 1988년 이후 몇 차례 주머니를 털어 주주가 됐고 독자가 되어 신문을 봐줬으면 됐지, 이젠 다른 독자를 데려오라고 합니다. 국민주 신문 한겨레가 아닌, 다른 신문사가 이런 일을 벌였다면 아마 손가락질을 받았을 겁니다. 제2창간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겨레는 독자와 주주들에게 기대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한겨레는 어느 개인 소유가 아님은 물론, 17년 동안 신문을 만들고 팔아온 임직원들만의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문다운 신문을 만들자고 앞장선 이들이 있긴 했지만, 건물을 올릴 벽돌과 윤전기를 사서 신문을 만들 수 있게 해준 분들은 바로 6만2천여명의 창간주주입니다. 그리고 올해 제2창간운동 이후 6천여명이 발전기금을 내고 이중 많은 분들이 새 주주로 참여해주셨습니다. 독자들은 고비마다 한겨레를 지켜주는 튼실한 버팀목이었습니다. 한겨레가 새 독자 모시기에 발벗고 나섰습니다.
저희들의 힘에 주주·독자 여러분의 힘도 보태주십시오.
한겨레가 세상을 환히 밝힌다고 믿으신다면 입에서 입으로 구독을 권유해 주세요.
그 큰 사랑에 사은품과 감사패 홍세화와 함께 하는 파리여행 콘서트 초대권 등 작은 보답도 준비했습니다. 창간 초기부터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던 한겨레가 기댈 곳은 독자와 주주밖에 없습니다. 어느 신문처럼 쿠데타로 집권한 정치세력과 결탁해 몸집을 불릴 수도 없었고, 재벌의 정치자금 심부름을 하면서 신문으로 장난을 치지도 않았습니다. 갈수록 힘이 세지는 자본과 부당한 거래를 할 수도 없습니다. 존재 이유를 상실하는 것이니까요. 그렇다고 조·중·동처럼 엄청난 물량공세로 독자를 살 수 있는 여력도 없습니다. 2006년부터 10만부·2005년안 4만부 확장 목표 한겨레를 나의 신문, 나와 함께하는, 내가 만들어가는 신문으로 여기는 독자와 주주들에게 기댈 수 없다면, 어쩌면 쓰러지거나 마지막 남은 자존심마저 버릴지도 모릅니다. 한겨레는 내년까지 10만부, 올 연말까지 4만여부를 늘릴 목표를 세웠습니다. 취재 현장을 누비는 기자들과 경영·판매·광고 등을 책임진 임직원들도, 일상업무를 하면서 새 독자 모시기에 발벗고 나섰습니다. 주주·독자 여러분들도 한겨레 독자가 많아질수록 세상이 더 맑아지고 따뜻해질 것이라고 믿는다면 희망의 씨앗을 퍼뜨리는 데 동참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독자와 주주가 함께하는 구독권유 운동’은, 직장 동료나 친구, 친지 등 주변 분들께 한겨레를 소개하고 정기 구독자를 늘려가자는 겁니다. 한겨레는 이 운동에 참여하실 독자와 주주들께 드릴 ‘한겨레 독자 가이드북’을 만들었습니다. 아직 한겨레를 모르시거나 잘못 알고 계신 주변 분들에게 권할 이 소책자에는, 한겨레가 어떤 신문이고, 어떤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지, 어떤 좋은 정보들이 담겨 있는지 등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주주·독자의 ‘입’만큼 확실한 무기는 없을 겁니다. 어떤 제품을 고를 때 다른 소비자의 경험담이 크게 도움이 되듯이, 가치 지향의 지식상품인 신문도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평가와 추천이 중요합니다. 물론 “이 물건 좋으니 써봐”와 “이 물건 좋으니 꼭 사”는 몇 자 차이가 아닙니다. 실제 정기구독으로 이어지게 만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겨레 임직원들도 이 운동을 제안하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신문시장의 급격한 변화로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는 한겨레가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한 번은 겪고 지나가야 할 진통으로 여기고 이 운동을 제안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어찌보면 가장 적극적인 형태의 소비자 운동이기도 하니까요. 참여해주신 분들께는 일일이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는 게 예의겠지만, 독자·주주들이 바라는 좋은 신문을 만드는 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그리고 작은 선물을 준비하려 합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는 조그만 사은품과 감사패, 2006년 예정인 한겨레 음악공연 초대권을 드립니다. 또 추첨을 통해 ‘홍세화와 함께하는 파리여행’(15분)에 모실 계획입니다. 더 적극적으로 구독을 권유해주실 분들은 ‘한겨레 큰지킴이’로 모시겠습니다. 10부 이상 권유해주실 의지와 열정을 가진 주주·독자 여러분께는, 위촉패를 드리고 한겨레신문사가 발행하는 시사주간지 <한겨레21> 또는 영화주간지 <씨네21> 1년 구독권을 선물할 예정입니다. 또 참여하신 분을 20명 단위로 나누어 연수를 겸한 문화기행을 시행하고, 기여도에 따라 인도와 제주도 여행 기회를 드릴 예정입니다. 전화나 팩스로 참여…인터넷 준비중 참여는 전화(독자상담실 1566-9595, 독자배가추진단 02-710-0187~9)와 팩스(02-710-0460)로 가능합니다. 전화와 팩스로, 권유하신 독자의 이름과 정기 구독하실 예비독자의 이름, 주소, 전화번호 등을 알려주시면 됩니다. 조만간 권유 독자의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인터넷(http://campaign.hani.co.kr)으로 직접 입력하실 수 있도록 준비해두겠습니다. 한겨레는 각종 조사에서 정직하고 믿을 수 있는 신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제는 많이 팔리는 신문이 되려 합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국민주 신문 한겨레를 만든 것처럼, 주주와 독자들이 나서 정기 구독자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또 하나의 신화를 만들려 합니다. 희망의 씨앗이 많이 퍼질수록, 주주·독자가 바라는 세상은 좀더 빨리 올 것입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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