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볼만한 분들은 다 보시게 해야죠-홍세화가 만난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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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창간] 홍세화가 만난 독자 - ’한겨레 큰지킴이’ 나선 조동문님
홍세화 제2창간운동본부 독자배가추진단장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께 지혜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한겨레가 거듭나려는 몸부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좋은 신문, 많이 팔리는 신문을 위한 도움말을 듣습니다. 이번에 ‘한겨레 큰지킴이’로 나선 조동문님을 만났습니다. 조 선생님은 서울 신설동에 있는 아름다운 가게의 매니저입니다. 아름다운 가게 손님 10%라도 한겨레와 함게 할수 있다면…
조·중·동 익숙한 분껜 구독료 대납 비교해 보시라 하고 싶다 홍세화=한겨레 큰지킴이가 돼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조동문=항상 한겨레를 적극 권하고 독자를 늘려야겠다는 마음은 있었는데 막상 실천에 옮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제가 좋은 기회를 만난 셈이죠. 홍세화=한겨레를 오래 전부터 꾸준히 보셨습니까. 조동문=1988년 창간 때부터 주주독자였고, 90년엔 1년반 정도 직접 서울 노원지국을 운영한 경험이 있습니다. 저는 말단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부조리한 면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세상이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 좀 늦게 눈을 뜬 편이죠. 당시엔 민주화운동의 연장선에서 지국장을 맡은 분들이 많았습니다. 지국장들끼리 모여 “이런 기사가 한겨레 논조에 맞느냐”고 항의하는 일도 잦았습니다. 송건호 선생님을 많이 괴롭혔죠.(웃음) 홍세화=한겨레와 인연이 저보다 깊으시군요. 창간 때 저는 프랑스 파리에 있었습니다. 그동안 언로가 꽉 막혀있었는데 이젠 한겨레 통해 소통이 되면 민주적 열망이 한겨레로 응집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고 몹시 흥분했죠. 그런데 실제로 창간된 이후 오늘날까지의 과정을 보면 안타까워요. 국민이 민주적 역량이 있는데도 독재정권에 빌붙었던 신문들의 영향력은 여전하고, 왜 민주를 표방하는 국민주 신문의 샘은 마르고 있는지…. 창간주주독자·지국장 경력의 ‘골수팬’ 조동문=언론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성숙하지 못한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많이 피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인이 박힌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조중동에 익숙한 이들이 많은 것이죠. 물량 공세도 엄청났고요. 창간 초기에 한겨레를 빨갱이 신문이라고 이념 공세를 했는데, 아직도 그런 유치한 색깔론이 난무하지 않습니까. 홍세화=이념적으로 다른 것을 떠나 정말 수준이 너무 낮습니다. 조중동의 책임도 있지만 성숙한 시민이라면 그런 데에 휘둘리지 않아야 하는데 말이죠. 조동문=역사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다고 봅니다. 교육을 통해 세뇌된 것도 있겠지만, 언론의 책임이 큽니다. 한겨레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곱씹어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교육과 언론만 바뀌면 나라가 제대로 굴러갈 텐데…. 우리 사회가 점점 나아지고는 있지만 왜이리 더딘지 모르겠습니다. 홍세화=스피노자는 사람들이 한번 형성한 의식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습니다. 기존 교육과정에서 형성된, 매체를 통해 굳어진 의식을 고집한다는 것이죠. 주변에 한겨레를 권하면서 그런 벽에 부닥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지 않습니까. 조동문=하루 200분 정도가 가게를 찾는데 그 중 10% 정도라도 한겨레를 보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자주 생각합니다. 사실 환경과 나눔이라는 아름다운 가게의 정신에도 부합하고요. 그런데 가게 자원봉사자 중에도 나이 지긋하신 분들은 보수적인 분들이 많습니다. 한겨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죠. 제가 능력만 닿으면 1년 정도 구독료를 대신 내드리고 조선일보 같은 신문하고 비교해보시라고 하고 싶지만, 봉사하러 오신 분들과 이런 문제로 논쟁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아 자제하고 있습니다. 일단 제 주변에 당연히 한겨레를 볼 사람인데 지금은 보고 있지 않은 이들부터 설득해볼 작정입니다. 홍세화=날로 번창하는 아름다운 가게의 노하우를 한겨레가 좀 배워야겠습니다. 제2창간 선언 이후 지면개편을 많이 했는데 어떻습니까. 조동문=한겨레 가족들의 노력이 느껴집니다. 18도나 함께하는 교육을 꼼꼼히 봅니다.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의제들은 심층적인 기획기사로 꾸준히 다뤄줬으면 합니다. 사회 양극화 현상이 왜 심해지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이런 주제들은 한겨레만의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서민과 노동자, 비정규직 문제, 그리고 감동이 있는 따뜻한 이야기가 많이 실렸으면 좋겠습니다. 한겨레 제호 양쪽에 광고를 넣는데 이런 아이디어는 어떨까요. 인터넷 검색엔진인 구글이 특별한 날에 디자인을 바꾸는 것처럼, 주목도가 높은 공간에 역사적인 날을 부각시키는 방법이요. 예를 들어 경술국치일이나, 윤봉길 의사 폭탄투척일 이런 식으로 말이죠. 지면개혁 한겨레 가족 노력 느껴집니다 홍세화=진지하게 검토해보겠습니다. 좋은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조동문=이렇게 직접 찾아주셔서 제가 영광입니다. 홍 선생님이 한겨레 판매왕이라고 들었는데 큰지킴이한테 비법을 전수해주고 가시죠. 홍세화=잘하실 것으로 믿습니다. 한겨레의 샘이 마르고 있다는 위기를 느끼고 임직원들도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부디 힘을 실어주세요. 정리 김보협/제2창간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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