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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14 16:33 수정 : 2005.11.14 16:38

[제2창간] 홍세화가 만난 독자 - 전공노 안산지부 홍보부장 민병일님


홍세화 제2창간 운동본부 독자배가추진단장이 만난 이 주의 독자는 민병일님입니다. 그는 경기도 안산시 공무원입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안산시지부 홍보부장이기도 합니다. 최근 “한겨레의 샘이 마르고 있다”는 호소에, 민병일님은 ‘한겨레 큰지킴이’ 신청을 하고 힘을 보태겠다고 나섰습니다.

공무원노조 사실 제대로 보도한건
한겨레뿐
‘3개월 구독권’ 이라도 만들어
주변에 돌리고 싶어요

홍세화=공무원이라는 신분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한겨레 큰지킴이로 나서 주셔서 고맙습니다.

민병일=그런 생각 전혀 해보지 않았습니다. 공무원의 사용자는 정부가 아니라 국민입니다.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이 국민주 신문을 위해 나서는 게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제가 살아가는 데에 도움을 주신 주변 분들에게 한겨레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나서는 거죠.

홍세화=한겨레를 오래 전부터 구독하셨나요?

민병일==한글 전용이어서 좋았고 읽기 편했는데 내용이 실질적으로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1992년 공무원이 된 뒤에도 빨갱이 신문, 공산주의 신문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 좀 멀리했습니다.

홍세화=1988년 창간 이후 그런 소리를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다른 신문들과 워낙에 다른 얘기를 많이 했으니까요. 그런데 언제부터 생각이 바뀌셨나요?


민병일==차이를 확실하게 깨닫기 시작한 시기는 공무원 노조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였습니다. 다른 신문들과 방송과는 확연한 차별성이 느껴졌습니다. 적어도 한겨레는 공무원 노조의 당위성을 인정하고 있었으니까요.

홍세화=지난해 가입 대상을 축소하고 교섭권도 교섭할 거리가 거의 없도록 만들어놓은 공무원노조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을 때도 한겨레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려고 애를 썼습니다만 힘이 좀 달렸습니다. 그런데 주변의 공무원들은 한겨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많이들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민병일==공무원뿐만 아니라 친구들을 만나봐도 이제 한겨레를 삐딱하게 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한겨레가 바르고 깨끗한 신문이라는 이미지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한겨레를 구독하라고 권하면 “그 신문 안 봐. 조선 볼 거야.” 이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자전거를 받았는데 아직 계약기간이 남았다면서 몇 달 뒤에 보겠다는 사람이 많아요.

홍세화=그럼 몇 달 뒤에는 한겨레 독자가 많이 늘어나겠네요.

민병일==쉽지는 않을 겁니다. 왜냐면 신문 구독은 습관이거든요. 식당을 갈 때도 익숙한 곳을 가잖아요. 기가 막히게 맛있다는 소문이 돌면 호기심이 생겨 가겠지만 가보지 않은 곳에는 잘 가지 않으려는 습성이 있잖아요. 실제 한겨레를 구독하게 하기까지는, “그 식당 맛있다”는 식 이상의 설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홍세화=효과를 본 설득이 있었습니까?

민병일==자기들 얘기에 민감하잖아요. 최근 공무원노조 관련 기사를 비교해 들이밉니다. 조·중·동은 정부 발표 위주로 씁니다. 특히 조선은 정부가 뭐라고 발표했다까지만 나오죠. 한겨레는 정부 발표와 함께 ‘이에 대해 공무원 노조는…’이라고 나옵니다. 공무원노조 특별법은 정부 쪽만 관련 있는 게 아닙니다. 93만 공무원의 일이며 더 나아가 사회 공공성에 관한 사안입니다. 조합원을 만나면 얘기합니다. 여기서 끊는 게 맞느냐 아니면 여기까지 다 나와야 옳으냐. 차이를 보여주면 고개를 끄덕입니다. <조선일보>는 작년 총파업 때, 공무원 노조원들이 무슨 사상교육을 받았다고 썼잖아요. 중요한 순간에 야비하게 써놓고 결국 다 끝나고 나서 정정보도하고…. 그런 행태에 대해 이젠 많이 알기 시작했습니다. 방송의 경우 공무원노조 집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취재해놓고 전혀 보도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홍세화=한겨레는 업무의 특수성이 있긴 하지만 공무원도 노동자이고, 노동자는 단결권과 교섭권이 보장받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하지만 노조 입장에서 보면 서운한 것이 없지는 않을 텐데요.

민병일==저희들도 우리에게 우호적이다, 그렇지 않다가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언론이 최소한 사실을 제대로 알리기만 해도 우리 사회는 많이 바뀔 겁니다.

홍세화=한겨레 독자층은 엷은데 무척 까다롭습니다. 한겨레가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이기도 하지요. 한겨레에 바라는 점도 말씀해주시죠.

민병일==아무래도 자기 얘기가 많이 나오면 관심도 많아지지 않습니까. 노동 섹션을 검토한다고 들었는데 우리 사회의 공공성이 강화되는 방향의 기사들을 많이 다뤄줬으면 합니다.

홍세화=공무원 노조가 생긴 이후 공무원 사회도 많이 바뀌고 있지요.

민병일==스승의 그림자를 밟지 말라는 얘기가 있잖아요. 예전엔 상급자에게 그랬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멀찌감치 수첩 끼고 따라가면서 수발 들고 그랬지요. 부당한 지시에도 말 한마디 하기 힘들었고요. 지금은 분위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상급자라도 옳고 그른 것은 따지지요. 상급자들도 부하 직원의 말에 귀기울입니다. 선심성 행사에 공무원들을 동원하는 행태, 업무추진비가 투명하지 않게 쓰이던 관행이 줄었습니다. 학교급식 조례 제정에 앞장서기도 했고요. 시민을 위한 공무원노조의 활동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홍세화=오늘 좋은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민병일==업무를 보는 짬짬이 주변에 한겨레를 많이 권하겠습니다. 안산시가 모범이 되면 다른 지역 공무원 노조들도 따라오지 않을까요. 저희도 노력할 테니 좋은 신문 만들어주십시오.

정리 김보협/제2창간운동본부, 사진 김봉규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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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의 수요 편지’가 매주 수요일 독자 여러분의 인터넷 우편함으로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3편을 보내드렸습니다. 아직 받아보지 못한 분은 전자우편(sotong@hani.co.kr)으로 신청 바랍니다. 주변 분들에게 권해주셔도 좋을 만한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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