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08 15:21
수정 : 2019.07.0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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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8일 방송한 <한국방송>(KBS)의 시사기획 창 ‘태양광사업 복마전’ 전’ 편. 방송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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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쪽, 재방송 보류 관련 입장 표명
외압 논란 초래한 청와대엔 “유감”
9일부터 노사 차원 검증 시작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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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8일 방송한 <한국방송>(KBS)의 시사기획 창 ‘태양광사업 복마전’ 전’ 편. 방송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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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KBS)은 8일 허위보도 논란 속에 청와대 외압설이 불거진 ‘시사기획 창-태양광 사업 복마전’ 편과 관련해 “어떤 외압도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방송1 텔레비전은 지난달 18일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을 제기한 ‘태양광 사업 복마전’을 내보냈다. 제작진은 ‘환경을 고려하면 저수지 면적의 10% 이하에 설치하게 돼 있는 수상 태양광 시설이 청와대 관련 태스크포스 회의 이후 면적 제한 기준이 사라졌다’고 말한 최규성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의 인터뷰를 인용 보도했다. 이에 지난 21일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KBS가 아무 확인 절차도 없이 허위사실에 근거해 청와대가 태양광 사업 복마전의 배후인 것처럼 묘사했다”며 정정보도와 사과방송을 요구했다. 청와대 반박 이튿날인 22일 예정된 재방송이 보류되자 시사기획 창 제작진은 청와대의 외압설을 제기하며 반발했다.
태양광 보도를 둘러싸고 ‘허위보도’라는 반박과 ‘제작 자율성 침해’라는 내부 반발 등이 동시에 터지자 한국방송은 진상규명을 위해 보도본부 간부와 제작진이 참여하는 보도위원회를 세차례 열었으나 회의 내내 서로 다른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각자의 주장이 접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한국방송은 “사내외에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무책임하고 일방적인 성명과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며 일단 입장을 표명하기로 결정했다. 한국방송은 9일부터 노사 차원의 공정방송위원회를 열어 검증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방송 쪽은 이날 입장문에서 “방송 전은 물론 본방송 이후 재방송 보류 결정을 내리기까지 보도본부의 제작 책임자들은 해당 프로그램과 관련해 청와대 측으로부터 외압은커녕 어떤 연락도 직접 받은 바 없다. 방송 다음날인 19일 저녁과 20일 오전 국민소통수석실 관계자들이 한국방송 출입기자에게 ‘해당 프로그램의 일부 내용이 잘못됐다, 정정보도를 신청할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이 전부였다”라고 해명했다.
재방송 보류를 결정한 데 대해선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공개 브리핑을 통해 오류라고 주장한 내용에 대해 제작진의 입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깊이 있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임박한 재방송을 보류하기로 결정했으며, 청와대가 문제를 제기하기 전 사내 심의에서 비슷한 지적이 있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한국방송 쪽은 이미 심의실에서 청와대와 관련된 일부 내용의 연관 관계 등 맥락 설명이 충분하지 않고 추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는 내용으로 사전 심의 결과를 제작진에게 통보하고 방송 이후에도 같은 내용을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지난달 27일 대통령 비서실장 명의로 한국방송 쪽에 정정·반론 보도를 청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 쪽은 “아직 진상규명이 확인되지 않아 추후 언론중재위원회 등 정당한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공문으로 청와대에 회신했다”고 밝혔다.
한국방송 쪽은 다만 “청와대 비서실에서 정정·반론 보도를 정식으로 요청하기 전에 2차례 공개 브리핑을 통해 ‘한국방송에 정정 및 사과방송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언급함으로써, 해당 프로그램의 ‘재방송 불방 결정’에 외압 논란이 초래된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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