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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이해 교육’ 자원봉사 10년 터키인 웨이스 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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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이해 교육’ 자원봉사 10년 터키인 웨이스 니오
한국인들이 터키에 대해 가장 흔히 오해하는 것 세가지는? “수도가 이스탄불인 줄 안다, 공용어가 아랍어인 줄 안다, 일부다처제가 보편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단 1초의 머뭇거림도 없이 유창한 우리말 대답이 쏟아진다. 웨이스 니오(33·사진)는 한국인들이 터키에 대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꼽는데 ‘선수’다. 한국에 온 지 11년째. 지난 10년 동안 그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서 실시하는 다문화이해교육(CCAP:Cross-Cultural Awareness Programme)의 외국인 자원봉사자로 국내 초중등 학교 200여 학급 학생들에게 터키의 문화와 전통을 소개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CCAP가 올해로 10년을 맞았으니 그는 이 프로그램의 ‘창립 멤버’이자 산 증인인 셈이다. 1997년 유네스코 프로그램 창립 때 지원초·중·고 200여 교실 돌며 터키문화 수업
“다인종사회로 바뀌는 미래 위해 꼭 필요” “97년 국비 교환학생으로 서울대에 편입했는데 학교에 CCAP 활동가를 모집한다는 ‘방’이 붙었어요. 다양한 한국인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여서 자원했죠. 초기엔 한 달에 4~6개 학교에서 한 번에 100여명씩 모아놓고 수업을 했는데, 일방적인 강의는 흥미를 끌기 어렵잖아요. 음식도 맛보고 전통의상도 입어보는 ‘문화 체험’ 위주로 하면서 부모님들도 초대했어요. 어른들이 먼저 터키 문화를 이해해야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니까요.” 주어진 1시간30분이 아쉬워 연락처를 알려줬더니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하나 둘 연락을 했고 그가 한국어로 수업을 할 수 있게 된 뒤엔 더 많은 아이들이 전화를 하고 이메일을 보내온다. 그가 보기에, 한국은 지난 10년 사이 놀라울 정도로 변했다. 우선 아이들 질문 수준이 “터키 사람들은 아저씨처럼 털이 많아요?”에서 “터키 동부는 이라크전의 영향을 받는다던데, 괜찮아요?”로 바뀌었다. “2002년 월드컵과 인터넷의 빠른 확산 덕분”이다. CCAP를 위해 방문한 학교에서 외국인가정 아이나 다문화가정 아이를 종종 만나는 것도 최근의 일이다. 그는 “한국인들의 해외 활동이 활발해지고 한국이 다인종사회로 가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면서 “초기 CCAP는 다른 나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교양수업 정도로 생각됐지만 지금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교육이라고 말하는 교사·학부모들이 많다”고 했다. 웨이스씨는 현재 국내 한 엔터테인먼트 업체에서 방송프로그램 제작프로듀서로 일하면서 CCAP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자신의 경험을 세계 여러나라에서 온 ‘후배’ 자원봉사자들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후배들에게 한국을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해요. CCAP는 편견없는 세계시민이 되자는 교육인데, 사랑하면 편견이 안생기거든요. 세계시민이 별건가요? 세계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죠.” 글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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