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신이의 발자취] 이병두 문화부 국제관광과장
그가 그립다. 아주 많이 그립다. 2002년 월드컵 준비로 모두 바쁠 때 그는 관광정책과 주무서기관으로 관광 분야를 도맡아 처리했다. 거의 혼자 다했다고 할 만큼 그렇게 일을 끌어안고 했다. 워낙 남한테 싫은 소리 안하고 자기가 짊어지는 성격 때문에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편하다. 그가 다 해주니까. 그러곤 과장으로 옮겼는데 위암 말기 선고를 받은 것이다. 더부룩하고 꽉 찬 듯한 배를 움켜쥐고 일만 하다가 통증을 느꼈을 때는 너무 늦어버린 것이다. 좀 쉬라는 주위 동료들 권유에 1년 정도 소속기관에 있더니, 아무래도 자기 전공분야를 살려 일을 좀더 해야겠다고, 몸도 다 나은 것 같다고 하면서 기어코 그 바쁜 국제관광과장직을 수행했다. 하필 그해 중요한 국제회의는 왜 그렇게 많았는지…. 그는 국제무대에서 더 알려져 있다. 국제회의에서 영어로 토론하면서 손으로는 그 내용을 노트북에 한글로 입력한 뒤 그 자리에서 전자우편으로 본국에 보고하는 사람이다. 마드리드에 있는 세계관광기구(WTO)에서 3년간 근무할 때는 주어진 일 하기에도 힘들어 하는 마케팅 부서에서 세계관광 흐름에 관한 보고서를 자신의 이름으로 시리즈로 발간하였다. 파견 근무가 끝날 무렵에는 관광기구 사무총장이 귀국하지 말고 같이 일하자고 강요에 가까운 권유를 할 정도였다. 위암 선고받고도 전공살려 더 바쁜 부서로장기 기증·몸은 수목장 등…다 주고 간 사람
이병두 과장이 지난해 4월 국제관광과 직원들과 강원도 화천군 ‘토고미’ 생태환경마을 답사 중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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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넷, 18년의 공직생활…. 그는 지난 5월1일, 우리 곁을 떠났다. 무척이나 사랑하는 아내와 세 자녀를 남기고. 그토록 그를 아쉬워하는 동료들을 뒤로하고…. 이글은 고인과 오랫동안 함께 근무했던 문화관광부 김찬 관광국장과 노일식 국제관광과장이 보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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