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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05 18:44 수정 : 2006.06.05 18:44

재소자 포교·시민운동 힘써…“다비식 하지 말라” 유언

청주 풍주사 주지 김범추(65) 스님이 입적했다. 1949년 해인사에서 출가해 법랍 57.

범추 스님은 4일 저녁 8시40분께 청주시 상당구 용담동 풍주사가 올려다보이는 길에서 평생 함께해온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승용차에 부딪혀 숨을 거뒀다. 빈소는 풍주사, 영결식 7일 오전 10시. 유성 화장장에서 화장 뒤 풍주사 부도탑에 모셔진다. “죽거든 거추장스런 다비식을 하지 말라”는 유언에 따라 다비행사는 없다.

스님은 은사인 화계사 진암 스님에게서 도반인 삼중·설정·진재·적광 스님 등과 함께 불법을 익혔으며, 66년 풍주사를 세웠다. 안영암이라는 작은 암자에서 출발한 풍주사는 신도 5천여명으로 청주의 대표 사찰로 성장했다. 스님은 ‘자비’와 ‘보시’를 몸으로 보였다. 재소자 포교에 힘을 기울여 ‘청주의 삼중 스님’으로 불렸다. 83년 청주교도소 종교지도위원을 맡으면서 재소자들과 연을 맺어 청주소년원 교화위원, 청주지검 청소년선도위원, 청주경찰서 보안지도위원 등을 맡아 재소자들에게 불법을 전하고 회개의 길을 열었다.

스님은 평소 ‘눈·얼굴·말·몸·마음·자리’등 여섯 가지 보시를 강조하고 실천했다. 좋은 눈빛, 온화한 얼굴, 부드러운 말, 실천하는 몸, 따뜻한 마음으로 어른·장애인 등에게 양보하라는 뜻이다. 청주시민회 공동대표,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고문, 서원학원 정상화 청주시민대책위 공동대표, 충북총선시민연대 공동대표 등을 맡는 등 지역 시민·사회 운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86년 세운 선학원 풍주선원 한쪽에 고시원을 마련해 교육에도 힘썼다. 스님은 선원 교육생이나 고시생들이 한눈 팔 때 물벼락과 죽비 세례를 퍼붓는 등 엄격한 관리를 해 40여명의 고시 합격생을 배출하기도 했다. 풍주사 덕일 스님은 “쉼없이 부처님의 말씀과 뜻을 신도와 사회에 돌려주려 애쓰신 분”이라며 “할 일이 많은데 너무 빨리 입적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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