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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24 22:01 수정 : 2006.09.24 22:14

‘기다리는 마음’ 등 한국정서 담은 곡 다수 남겨
오페라 ‘춘향전’ ‘심청전’등으로 세계에 한국 알려

천상에서도 그 노래 불리려나

〈비목〉 〈기다리는 마음〉 등을 남긴 한국 음악계 ‘거목’ 장일남(74·전 한양대 음대 교수·사진)씨가 24일 새벽 3시30분 타계했다. 황해도 해주 출신으로 17살 때 이미 〈바다의 소곡〉을 작곡한 타고난 음악가 장씨는 김순남(월북)의 애제자로, 애잔한 한국적 정서를 담은 곡을 수없이 남겼다.

고인이 작곡한 〈원효대사〉 〈춘향전〉 〈불타는 탑〉 등은 미국 일본 프랑스에서 여러 차례 공연됐다. 〈춘향전〉은 1966년 초연 이래 창작 오페라 가운데 가장 자주 공연되는 작품.

최영섭 등과 함께 한국의 3대 ‘편곡의 대가’로 불리는 그는 평생 2천여곡을 편곡하기도 했다.

고인은 해주사범학교에서 화성·대위법의 기초를 다진 뒤 해주음악학교로 옮겨 한시형 밑에서 배웠다. 그 뒤 평양음악학교로 옮겨 작곡가 김순남을 사사하다가 1950년 혼자 월남해 창덕여고 숙명여고 서울사대부고 교사로 재직하다 1969년부터 2000년까지 한양대 음대 교수로 재직했다. 1961년 오페라 〈왕자호동〉을 국립오페라단 창단 기념공연으로 올린 것을 시작으로 1966년 〈춘향전〉 〈수양대군〉, 1967년 〈심청전〉, 1971년 〈원효대사〉 등을 잇달아 발표해 국내 정상의 오페라 작곡가가 됐다. 특히 1988년 서울올림픽 문화축전 마지막을 장식한 〈불타는 탑〉은 한국 오페라의 백미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85년 서울아카데미심포니오케스트라를 설립·운영해 상임지휘자 겸 음악감독을 맡아 오케스트라운동을 펼쳐 오늘날 민간 교향악단의 효시역할을 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는 가곡의 밤, 아리아의 밤 등 방송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곡 대중화에도 앞장섰다.

KBS, MBC 등의 라디오와 티브이에서 클래식 프로그램을 맡아 40년 넘게 방송활동을 하면서 우리 가곡과 클래식 음악을 보급하는 데도 앞장섰다. 그는 오페라 〈녹두장군〉 〈심청전〉 〈견우직녀〉 〈수양대군〉 〈시집가는 날〉, 무용조곡 〈허도령의 죽음〉, 국악 〈가야금병창〉 〈대금협주곡〉, 가곡 〈석류〉 〈사랑하는 마음〉 〈바다의 소곡〉 〈접동새〉 〈달무리〉 〈나그네〉 〈추억〉 등 작품을 남겼다.

‘동해의 여명’ ‘한강’ ‘황금벌판’ ‘눈덮인 영봉’ 등 우리나라 사계절을 표현한 교향시 〈조용한 아침의 나라〉는 그의 웅장하고 한국적인 음악세계를 압축하고 있다.


대한민국 방송음악상(1975년), 대한민국 최우수작곡상·예술문화대상(이상 1988년), 백상예술대상·영평(映評)음악상(이상 1992년), 한국작곡상(2000년), 서울정도600년 자랑스런서울시민상(1994년) 등을 수상했다.

고인은 90년대 말 이후 알츠하이머병으로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투병 생활을 해왔다.

유족으로 부인 문희자(62)씨와 딸 순(38·한양여대 교수), 아들 훈(33·C·R 스페이스 피디), 사위 백종수(41·사업)씨가 있다. 발인 26일 오전 8시, 서울아산병원. (02)3010-2235.

이상기 기자 amigo@hani.co.kr

‘비목’의 발상지인 강원도 화천군에서 지난해 열린 ‘제10회 비목문화제’ 행사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비목이 세워져 있는 6·25전쟁 체험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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