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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0.17 20:14 수정 : 2006.10.17 20:14

고 홍남순 변호사 안장식이 17일 오전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박광태 광주시장 등 정·관계 인사, 유족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립 5·18 민주묘역에서 열렸다. 광주/연합뉴스

고 홍남순 변호사 영결식


〈양성우·시인〉

무등의 한 활개여 큰 봉우리여

아직은 여기에 몸으로 살아남은 만 사람을 위하여

횃불이 되어 이곳에 눈부신 넋으로 왔다간 이.

너나 나나 한 시절 길을 잃고 흙먼지 빈들을

맨몸으로 헤매고,

저 거짓의 사람들 앞장서서 어둠을 빛이라고 하고


슬픔을 기쁨이라고 말할 때,

살얼음 벌판에서 발구르며 홀로 외치던 이여.

시퍼런 칼끝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꼿꼿이

옳지 않은 것들 앞에 등돌리고 언제나 참의 편에

운명을 건 당신.(중략)

지울 수 없는 그 오월의 신화 속에서 차라리

당신은 처음부터 뇌성이요 벽력이어라.

어둡고 궂은 물길을 돌리고 참 삶의 길을 열던

당신은 모진 한 시절의 가슴 넓은 큰 어른이요

아버지였으니. (중략)

오늘 아침, 다 두고 떠나는 머나 먼 길, 평안하시라.

어둠의 시대에 빛으로, 길 없는 시대에 큰길로,

언젠가는 하나로 설 이 나라에 큰 넋으로 왔다가는 이여.

다시는 그처럼 선한 이 오지 않을 것만 같은

눈물겨운 무등의 한 활개여 큰 봉우리여.

〈양성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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