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1.27 04:18
수정 : 2006.11.27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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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왕 고 김춘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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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드라마 ‘왕초’의 실제 주인공 김춘삼씨가 26일 새벽 노환으로 별세했다. 77살. 고령에 기흉, 만성폐색성 폐질환 등으로 오랫동안 투병해 온 김씨는 이날 오전 서울 청담동 성당 영안실에 안치됐다.
1928년 평안남도 덕천에서 태어난 김씨는 8세 때 대전으로 개가한 어머니를 찾아 나섰다가 ‘거지의 세계’로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유의 배짱으로 20대에 전국 거지를 통솔하는 ‘거지왕’이 된 김씨는 ‘장군의 아들’ 김두한, 시라소니, 이정재 등 당대의 주먹들과도 교류했다. 전쟁 뒤에는 서울·대전·대구·광주 등에 고아원을 세워 고아 구제사업에 앞장 섰고, 자활개척단 등을 만들어 넝마주이들의 자활에도 힘을 쏟는 등 사회 사업에 적극적이었다. 공해추방국민운동중앙본부 총재를 역임하기도 했다.
그의 삶은 자서전 <거지왕 김춘삼>을 통해 널리 알려졌으며, 이대근·차인표 등 당대 최고 연기자들이 영화와 드라마에서 그의 삶을 연기했다. 부인 남윤자(63)씨와 2남2녀를 뒀고, 7명의 양자가 있다. 30일 발인하며, 장지는 대전 현충원이다. 김씨는 한국전쟁에 참전해 부상을 입어 국가유공자 대우를 받았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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