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2.14 18:38
수정 : 2006.12.14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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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황혜성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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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 무형문화재 제38호 조선왕조 궁중음식 명예보유자인 황혜성 선생이 14일 낮 노환으로 별세했다. 86살.
1920년 충남 천안생인 고인은 일본 교토여자대학을 졸업하고, 1942년부터 30년간 조선 왕조의 마지막 주방상궁인 한희순 선생으로부터 궁중음식 조리법을 전수받은 뒤 한평생을 궁중음식 연구와 전승에 힘써왔다.
1972년 문화재관리국 식생활분야 문화재 전문위원을 지낸 고인은 1973년 중요 무형문화재 조선왕조 궁중음식 보유자로, 올해 8월에는 조선왕조 궁중음식 명예보유자로 인정받았다.
특히 고인은 1971년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궁중음식연구원을 설립해 전통 궁중음식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궁중음식 조리법을 계량화했으며 실제로 조리법을 전승하는 데도 앞장섰다. 단아한 몸가짐과 조리있는 말투로 여러 대중매체를 통해 궁중요리를 소개해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고인은 숙명여대, 서울대, 명지대, 한양대, 성균관대 등에서 후진 양성에도 힘썼다.
고인은 또 궁중음식 관련 문헌을 조사·연구해 <이조 궁중요리 통고>(1957), <한국요리 백과사전>(1976), <한국의 요리>(1982), <한국음식 대관-6권 궁중의 식생활>(1997), <우리 음식 백가지>(1998) 등 궁중음식과 전통음식 전문서적 10여권을 내는 등 우리 음식문화의 학문적인 배경 정립에도 한평생을 바쳤다. 이런 공로로 정부로부터 1986년 대한민국 교육훈장 목련장과 1990년 대한민국 문화훈장 보관장을 받았다.
요리전문가 한정혜(75·한정혜 요리학원장)씨는 “황혜성 선생님은 음식을 만들 때는 정확한 수치나 분량에 따라 정확하게 하셔서 늘 본받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셨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장녀 한복려(59·궁중음식연구원장), 차녀 복선(57·한복선식문화연구원장)씨도 요리연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고, 장남 용규(48·㈜지화자 대표이사)씨와 3녀 복진(전주대 문화관광대학장)씨도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영안실. 발인 16일 오전 6시. (02)3410-6915.
정상영 기자, 연합뉴스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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